▲ 22억원 상당의 고려아연 주식을 가진 한 미성년자 오너일가가 쏠쏠한 배당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고려아연의 ‘주식 금수저’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13살 소년이 쏠쏠한 배당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아직 초등학생에 불과하지만, 대기업 신입사원 평균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배당 수익을 거두게 되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6일, 지난해 실적에 따른 배당 계획을 발표했다. 주당 8,500원씩 총 1,502억원을 배당하며, 오는 24일 주주총회를 거쳐 다음달 3일에 지급될 예정이다.

고려아연의 이번 배당은 2015년과 같은 수준이다. 2009년 2,500원이었던 배당금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5,000원으로 유지됐으며, 2014년엔 6,500원, 2015년엔 8,500원이 지급된 바 있다. 더불어 2010년 8.56%였던 현금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총 배당금의 비율)도 2015년 29.23%까지 높아졌다. 다만, 고려아연의 주가가 40만원대에 이르기 때문에, 현금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금)은 2%를 넘은 적이 없다.

◇ ‘22억’ 주식 가진 13살 소년, 배당금은?

주식회사의 적극적인 배당은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긍정적인 요소다. 실적도 좋고 배당도 잘한다면 금상첨화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2015년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2.6%, 영업이익은 13.8%, 당기순이익은 15.7% 증가했다.

따라서 실적도 좋고, 배당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고려아연의 행보는 박수를 받을만하다. 하지만 그 뒤엔 다소 씁쓸한 사실도 자리 잡고 있다.

고려아연은 최대주주일가 명단에 미성년자가 적지 않은 곳이다. 2004년생부터 2013년생까지 8명의 미성년자가 있다. 가장 나이가 어린 미성년자는 이제 5살에 불과하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총 1만4,408주. 이를 7일 종가(40만9,000원)로 환산하면 무려 59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한 소년이 있다. 2005년생, 올해 13살의 A군이다. A군은 5,542주의 주식을 보유 중이다. A군이 가진 주식의 규모만 22억6,600만원이다. 각각 1,000여주가량의 주식을 갖고 있는 나머지 미성년자에 비해 5배나 많은 규모다.

덕분에 A군은 배당금 수익도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A군은 이번에 4,700만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올해 대졸 대기업 신입사원 평균연봉(3,855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극심한 양극화 사회를 자조적으로 일컫는 ‘수저계급론’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와 관련 한 주식시장 관계자는 “세금 등을 정상적으로 납부한다면, 미성년자의 주식보유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오너일가의 경우 재산 및 경영권 편법 승계에 동원될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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