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사진) 교보생명보험 회장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교보생명을 향한 고객들의 불만과 항의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금감원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자칫하면 고객들의 '불신'으로 이어질 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지난 18일 금융감독원의 ‘2012년 상반기 중 금융상담 및 민원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 가운데 고객민원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교보생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이 각각 6.9%, 7.5% 줄어든 것과는 달리 교보생명은 35.2%의 높은 수치로 증가했다. 전체 보험업계의 민원이 19.1%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놀랄만한 증가폭이다.

이번 금융상담 및 민원의 동향은 금감원 통합콜센터와 인터넷, 내방 등을 통해 접수된 것으로, 보험의 경우 변액보험 가입시 설명 불충분 등 보험모집 관련 상담이 34.9% 이상 증가했다. 또한 보험금 지급 관련 상담 부분이 12.8% 증가했다.

실제 최근 교보생명 한 고객은 자신의 보험 계약 13건의 서명부분이 위조됐다며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교보생명이 지난해 6월 실시한 ‘평생든든서비스’도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평생든든 서비스'는 기존 고객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유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신규 계약을 따내는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애프터서비스를 통해 기존 고객에 대한 고객만족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특히 교보생명은 '평생든든 서비스'의 일환으로 ‘잠자고 있는 고객의 돈 찾아드립니다’ 캠페인을 통해 고객들을 직접 방문, 휴면보험금을 돌려주기도 했다. 교보생명에 따르면 지난해 환급된 휴면보험금은 1만3,000여건이며 금액으로는 총 70억원에 달한다. 건당 평균 50만원 가량으로 수술비, 입원비, 통원비 등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보험금 지급에 앞장섰던 교보생명이 고객에게 돌려줘야 마땅한 ‘배당금’의 일부를 약 18여년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평생든든 서비스'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5일 금감원이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약 한달간 보험업법 등 관련법규 준수여부, 금융소비자 보호 등에 중점을 두고 종합검사를 실시한 결과, 교보생명은 ▲보험계약 비교안내 전산시스템 운영 부당, ▲확정배당금 지급업무 불철저, ▲금융기관보험대리점 관련 사업비 집행업무에 관한 사항 등 법규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우선 교보생명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확정배당 원리금 10억9,4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전산프로그램 오류와 이자시스템 등 전산시스템 변경 과정의 오류 등으로 1993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 말까지 총 5348건에 대한 확정배당 원리금 10억9,4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또 보험계약자에게 마땅히 제공해야 할 중요사항을 비교안내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교보생명보험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교보생명에 문책조치와 과징금 철퇴를 내렸다.

이 때문에 업계를 비롯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겉과 속이 다른 교보생명의 행태에 대해 비난을 퍼붓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금감원 조사는 예전 상황으로, 현재는 많이 줄었다"면서 "금감원 통계 기준 이후인 7월부터는 민원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평생든든서비스는 민원을 방지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라기보다는 설계사분들이 직접 나서 기존 고객에게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설계사가 변경되거나 하는 부분은 설계사의 개인사정에 의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다만 회사에서 차질 없이 업무를 진행하도록 노력하고 있고 양질의 설계사를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최근 금감원의 제제와 관련해서 "금감원 발표대로 잘못한 것이 많다"면서 "다만 의도적으로 배당금을 미지급 한 것은 아니고 시스템 상 오류로 실수가 발생했다. 10억원대의 배당금을 아끼기 위해 회사의 이익과 브랜드 가치 손상을 감안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보생명은 금감원이 오는 11월 대주주 고배당 여부와 계열사 부당지원 등에 대한 금감원 제재 조치를 발표함에 따라 불안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난달 말 이들 생보사에 대한 부문검사를 마쳤고 현재 검사결과 정리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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