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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보일러의 계절… 귀뚜라미, 미움+오해 받는 사연
돌아온 보일러의 계절… 귀뚜라미, 미움+오해 받는 사연
  • 권정두 기자
  • 승인 2017.11.20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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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는 올해 광고모델로 홍진영을 기용해 재기발랄한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겨울이 성큼 다가오면서 ‘보일러의 계절’도 돌아왔다. 부쩍 낮아진 기온에 대다수 가정이 보일러 난방을 시작하고 있다. 이에 맞춰 보일러업계의 광고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귀뚜라미는 올해 광고 모델로 가수 홍진영을 발탁, 재기발랄한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코믹한 댄스와 함께 귀에 익은 “보일러는 역시 귀뚜라미” CM송을 부른다. 경쟁업체 경동나비엔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지태를 기용하고 있으며, 귀여운 꼬마가 등장해 ‘친환경’을 강조한다.

반면 김래원, 박하선, 차태현 등을 모델로 내세웠던 린나이코리아는 올해 TV 광고를 하지 않고 있다. 보일러 외에도 주력 제품군이 많아 굳이 보일러만을 위한 광고는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홍진영이 등장하는 귀뚜라미 광고는 대체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단순하지만 깊은 인상을 남긴다는 평이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포착되는 귀뚜라미를 향한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포털 및 커뮤니티엔 대체로 귀뚜라미를 향한 불만과 비판이 가득한 상황이다. 긍정적인 반응은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 한 포털사이트 보일러업계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 귀뚜라미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을 확인할 수 있다.

◇ 아직도 회자되는 최진민 명예회장의 ‘빨갱이 포퓰리즘’

귀뚜라미를 향한 성토는 크게 두 가지 내용으로 나뉜다. 하나는 제품 및 A/S에 대한 불만이다. 귀뚜라미 제품은 고장이 자주 나고, A/S 비용도 많이 들고, 서비스도 좋지 않은데 반해 다른 회사 제품은 거의 고장 없이 사용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심각한 것은 그 다음이다. ‘수구꼴통’, ‘일베’와 같은 자극적인 단어들과 함께 거센 비판이 쏟아진다.

이 같은 반응의 이유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내 정치권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확대 반대’ 이슈로 뜨거웠고, 서울시 주민투표까지 실시됐다. 오세훈 전 시장에 반대하는 측은 주민투표 불참으로 맞섰다. 결국 투표율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투표는 무효가 됐고, 오세훈 전 시장은 물러났다.

그런데 당시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명예회장은 사내 인트라넷에 직원들의 주민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회장님 메일 공지’라는 설명이 붙은 해당 게시물에는 “빨갱이들이 벌이고 있는 포퓰리즘의 상징, 무상급식을 서울시민의 적극적 참여로 무효화시키지 않으면 이 나라는 포퓰리즘으로 망하게 될 것이며 좌파에 의해 완전 점령당할 것”이란 자극적인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한 같은 날 비슷한 내용의 또 다른 ‘회장님 공지’ 게시물도 게재됐다. 제목은 ‘공짜근성=거지근성’이었고, 역시 직원들의 주민투표 참여를 강조했다.

최진민 명예회장의 이러한 언행은 큰 파문을 몰고 왔다. 서울시 선관위는 최진민 명예회장을 고발 조치했고, 불매운동도 거세게 일었다. 심지어 김인규 전 KBS 사장이 최진민 명예회장 관련 논란을 뉴스에서 빼도록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은 더욱 커졌다. 결국 최진민 명예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1년 뒤 사실상 복귀한 바 있다.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명예회장은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 확대 주민투표와 관련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처럼 최진민 명예회장의 과거 전력은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며 귀뚜라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는 광고모델 홍진영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까지 낳고 있는 상황이다. 홍진영의 아버지가 뉴라이트 광주전남연합 공동대표와 뉴라이트 정책포럼 상임의장 등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에 일각에선 최진민 명예회장의 정치 성향이 광고모델 선정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귀뚜라미 관계자는 “홍진영 씨를 그런 이유로 발탁했다는 것은 전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아직까지 부정적인 시선이 남아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좋은 평가도 있다. 앞으로 좋은 제품을 통해 부정적인 평가가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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