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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가 문제다⑧] 이내영 입법조사처장 인터뷰 “중대선거구제가 현실적”
2018. 03. 30 by 최영훈 기자 choiyoungkr@sisaweek.com
이내영 국회 입법조사처장은 선거제도를 “정치 게임의 룰”이라고 표현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바탕으로 주요 정당들이 수용할만한 제도 연구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여의도 정가에서 “선거제도가 문제다”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적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주요 정당은 지난해부터 국회 내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 나섰다. 이에 시사위크도 8회에 걸쳐 대한민국의 선거제도 문제점을 짚고 국회의 선거제도 개편 방향을 제안하려 한다. <편집자 주>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대한민국 헌법 제 24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 헌법에서 명시한 선거권 보장 차원에서 입법권이 있는 국회가 선거제도를 만들고 고쳐왔다. 이 과정에서 국회는 국회의원에게 양질의 입법 및 정책관련 정보 제공을 위해 지난 2007년 입법조사처도 신설했다.

입법조사처는 정책 중심의 선진국회 구현을 위해 중립성·전문성·다양성·종합성·균형성 등을 직무수행 원칙으로 삼은 국회의원 입법지원기관이다. 입법조사처는 그동안 ‘민의를 최대한 반영한다’는 대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다양한 선거제도에 대해 연구하고 국회의원들에게 제안했다.

이내영 국회 입법조사처장은 27일 <시사위크>와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국회의원들에게 제안한 선거제도를 “정치 게임의 룰”이라고 표현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바탕으로 주요 정당들이 수용할만한 제도 연구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내영 입법조사처장과의 인터뷰는 27일 입법조사처장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그와의 1문 1답이다.

- 먼저 국회 입법조사처가 어떤 역할을 하는 기관인지 간단하게 소개해달라.

“국회 입법조사처를 한 마디로 소개하면 대한민국 국정 전 분야를 다루는 싱크탱크다. 국회가 책임감을 갖고 국정 현안 처리에 나서야 하는 만큼 전문성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입법조사처는 국회가 전문성을 갖고 국정 현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입법조사처의 대표적인 활동은 선거제도 개편 등 국정 현안에 대한 연구자료를 발간해 국회의원 입법 활동을 도와주는 것이다. 또 ‘가상화폐’나 ‘한미통상갈등’ 등 사회 이슈와 관련한 세미나 또는 간담회를 개최해 국회의원들이 국정 현안에 대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내영 국회 입법조사처장은 선거제도 개편 연구 방향에 대해 “비례성 원칙 강화와 지역패권주의 극복”이라며 “국민과 국가를 위한, 그리고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 의사를 잘 반영하기 위해 선거제도 개편 방향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 국회가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도 관련 현안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현행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 내세운 원칙은 무엇인가.

“선거제도 개편은 주요 정당이 정치적으로 타협해 만들어지는 결과물인 만큼 입법조사처는 다양한 방면에서 주요 정당별 선거제도 개편 입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입법조사처가 연구하는 선거제도 개편 방향은 비례성 원칙 강화와 지역패권주의 극복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입법조사처는 크게 두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선거제도 개편 연구에 나섰다. 첫째는 국민과 국가를 위해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 의사를 잘 반영하기 위한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소선거구다수대표제다. 이 제도가 선거에서 나타난 민의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현행 소선거구 다수대표제는 최다득표자 한 명만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최다득표자 한 명만 선출하기 때문에 당선인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의 득표는 모두 사표가 되므로 민의를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대안으로 연동형 비례제와 중대선거구제가 논의된다. 연동형 비례제와 중대선거구제는 사표의 발생을 완화하고 비례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소선거구 다수대표제는 ‘민의의 정확한 반영’보다는 ‘대표선출의 효율성’에 본질적인 취지와 특성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단점이 많은 제도라고 보기 어렵다.

대안으로 논의 중인 중대선거구제 역시 단점이 있다. 선거비용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고, 선거구가 넓어질수록 의원이 관할하는 지역이 넓기 때문에 주민과의 친밀성 및 교감이 약화될 수 있다.

중대선거구제 운영 과정에서 정당의 복수 후보 공천으로 당내 계파갈등 및 낮은 득표로도 당선되는 대표성의 문제 등이 지적되지만, 이는 중대선거구제에서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점으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결국 현행 선거구제가 갖고 있는 장단점을 같이 봐야 한다.”

이내영 국회 입법조사처장은 현재 연구 중인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혼합식 선거제도를 당선인 결정 연계여부에 따라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 권역별 비례대표제,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다양한 비례대표제도가 있지만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다. 비례대표제도별로 쉽게 설명해달라.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혼합식 선거제도에는 당선인 결정 연계여부에 따라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구분할 수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중에는 독일식 비례대표제가, 병립형 비례대표제 중에는 일본식 비례대표제가 주요 제도로 꼽을 수 있다.

독일식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로 총의석(지역구의석+비례의석)을 결정한 후, 정당별로 지역구 당선인을 먼저 채우고, 나머지 의석은 비례의석으로 채우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정당이 정당득표율을 60% 얻었다면 60%에 해당하는 의석을 할당받고, 이 중 A정당이 지역구선거에서 획득한 의석을 먼저 채운 후 나머지를 비례의석으로 채우게 된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대표와 비례대표를 각각 독립적으로 선출하는 방식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대만 등이 채택하고 있는 제도이다.

또 비례대표제에는 전국명부방식, 권역명부방식 권역별 비례제가 있다. 비례대표 명부작성단위를 전국으로 설정하면 전국명부방식, 권역으로 설정하면 권역별 비례제가 된다. 따라서 연동형 비례제이든 병립형 비례대표제이든 명부작성단위가 권역인 경우 권역별 비례대표제, 명부작성단위가 전국인 경우 전국명부 비례대표제로 지칭된다.”

이내영 국회 입법조사처장은 “선거제도들은 장점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점은 줄이면서 장점을 늘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선거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 그동안 주요 정당들은 앞에서 소개한 다양한 선거제도에 대해 논의했다. 끝으로 입법조사처는 국민이 바라는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 어떤 지원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지 말해 달라.

“선거제도는 정치 게임의 룰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정치인들의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어 주요 정당들이 합의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생각한다. 주요 정당들이 일방적인 주장만해서 합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다.

앞에서 언급한 선거제도들은 장점도 있지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점은 줄이면서 장점을 늘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국민들이 가진 눈높이에서 필요한 개편은 하되, 주요 정당이 합의할 수 있도록 정파성은 최대한 피해야 하지 않겠나. 이를 위해 선거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주요 정당에서 합의가 어려운 이슈일수록 차선책, 즉 대안에 대해 고민하고 제안한다면 아무것도 못 하는 보다 낫지 않겠나. 그런 이유에서 입법조사처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주요 정당들이 수용할만한 선거제도를 정치권에 제안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