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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2년 국정과제 평가① 정치] 적폐청산, 제도적 뒷받침 미비
2019. 05. 10 by 최현욱 기자 iiiai@sisaweek.com

문재인 정부가 출범 2주년을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슬로건 아래 1,169개 공약을 내걸었지만, 2년이 흐르면서 어떤 정책은 실현됐고 어떤 정책은 파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전수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공약 이행율은 16.3% 수준이다. 집권 3년차에 접어든 현 정부는 이제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시사위크>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주요 과제 추진 현황을 살펴봤다. - 편집자 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적폐청산'을 첫 번째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적폐청산'을 첫 번째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취임 이후 2년 동안 검찰 수사를 포함해 적폐 청산을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제도적인 뒷받침은 여전히 진행형으로 남아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현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며 내건 정치 분야 국정 과제의 핵심 기치는 ‘적폐청산’이었다. ‘적폐청산’과 더불어 ‘소통하는 대통령’, ‘투명하고 유능한 정부’ 및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국민이 주인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2년 동안 검찰 수사를 포함해 적폐 청산을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제도적인 뒷받침은 여전히 진행형으로 남아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최순실 재산 몰수특별법’은 여야 이견으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으며 법무부에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펴고 있다. 일단 최순실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공식적인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최순실의 은닉 재산을 철저히 추적해 몰수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현재 국세청, 검찰 및 관세청으로 이뤄진 최순실 은닉 재산 추적팀이 운영 중이지만 최종적인 몰수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선거제 개혁법’ 및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권력기관·선거제 개혁 관련 법안 또한 치열한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대상 안건) 지정 논란 속에 이제 막 상정시켜 첫 발을 내딛었다.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한 자유한국당이 국회를 보이콧하는 등 최종 법안 통과까지는 험난한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5대 비리 관련 고위직 임용기준 강화 및 인사청문제도 개선’은 파기된 공약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1기 내각을 구성할 때부터 많은 후보가 5대 비리(병역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전입, 논문 표절) 관련 의혹을 받았고 일부는 사실로 확인됐다. ‘인사 참사’라는 비판이 출범 후 끊이지 않았으며 2017년 11월에는 기존 5대 비리의 기준을 다소 완화시킨 새로운 고위공직자 임용 기준을 발표했다. 2기 내각 인선에서도 후보들의 도덕성 논란이 이어졌다.

‘제주 4·3사건 암매장 유해 발굴’과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등 과거사 관련 공약들은 대체로 잘 이행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여야 이견으로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돼있는 점이 옥의 티다.

◇ “전체적인 시스템 변화 부족… 개선 필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건 100대 국정과제 중 주요 정치 과제. / 그래픽=이선민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건 100대 국정과제 중 주요 정치 과제. / 그래픽=이선민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건 100대 국정과제 중 주요 정치 과제. / 그래픽=이선민 기자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지난 2년에 대해 소통과 협치, 근본적인 변화의 부족을 주로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진정한 적폐청산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국가의 근본적인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떤 정권보다 많은 사람을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감옥에 가뒀지만, 시스템은 그대로 놔둔 상황이다. 이건 정치개혁이 아니다”라며 “(검경수사권 조정안의 경우)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에게서도 반발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소통 없이 준비 안 된 상태에서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게 정상적으로 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신 교수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식의 인사시스템을 단행하며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인사 문제도 지적했다.

박형준 동아대 국제학과 교수는 지난 8일 건국대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2년 평가 및 대한민국의 미래’ 토크콘서트에서 “이번 정부는 ‘경세방략’(세상을 경영하는 비전과 전략)이 부족하다. 세상의 복잡성을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로 풀어가려 하고 있기 때문에 비전들이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전 정권에서 한 일은 모두 적폐고 이 정권에서 한 일은 모두 정의의 산물이라는 ‘도덕적 오만’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이 정부에서 국민들이 가장 기대했던 것은 통합이다. 그러나 여전히 불통은 해소되지 않고 국민들 전체를 아우르는 공감 능력은 어떤 정부보다도 안 좋아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