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가 베일을 벗었다. /NEW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가 베일을 벗었다. /NEW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결혼까지 앞뒀던 전 여자친구와의 이별로 상처받은 재훈(김래원 분)은 맨정신으로는 도저히 살 수가 없다. 미련에 허우적대며 밤새 술로 아픔을 달래는 재훈은 답도 없는 전 연인에게 ‘자니’ ‘뭐해’ 등 집요하게 메시지를 보내는 게 어느덧 일상이 돼버렸다.

여느 때처럼 숙취로 시작한 아침, 재훈은 지난밤 모르는 번호의 누군가와 2시간이나 통화한 기록을 발견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뒤늦게 알게 된 번호의 주인공은 통성명한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은 직장 동료 선영(공효진 분)이다.

선영도 전 남자친구에게 뒤통수를 맞고 뒤끝 있는 이별 중이다. 입사 환영회에 느닷없이 등장해 프러포즈를 하더니, 출근 첫날 회사 앞에서 맞바람을 운운하며 화를 돋우는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선영은 할 말 못 할 말을 쏟아내며 이별의 종지부를 찍는다. 그런데 하필 그 현장에 재훈이 있다.

만난 지 하루 만에 일보다 서로의 연애사를 더 잘 알게 된 재훈과 선영은 서로가 한심하고 어이없지만, 왜인지 자꾸 마음이 쓰인다. 그렇게 두 사람의 보통 연애가 시작된다.

‘가장 보통의 연애’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김래원(왼쪽)과 공효진 스틸컷. /NEW
‘가장 보통의 연애’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김래원(왼쪽)과 공효진 스틸컷. /NEW

‘멜로 장인’ 김래원과 ‘로코퀸’ 공효진의 만남만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가 베일을 벗었다. 배우들의 열연을 앞세워 누구나 공감할 만한 현실 연애를 솔직하고, 가감 없이 그려낸다.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가장 보통의 연애’는 전 여자친구에 상처받은 재훈과 전 남자친구에 뒤통수 맞은 선영, 이제 막 이별한 두 남녀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현실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단편영화 ‘구경’(2009) ‘술술’(2010) ‘화해’(2015)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한결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기존 로맨스와 다른 재미를 준다. 두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 시작을 달콤하게 그려내는 것이 아닌, 이제 막 최악의 이별을 경험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미련과 후회, 분노 그리고 부정을 오가는 연애의 뒤끝 있는 쓴맛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공감대를 자극한다.

직장인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보통의 연애’./NEW
직장인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보통의 연애’./NEW

이별의 아픔을 술로 달래다 다음 날이면 수많은 통화 기록에 후회하는 흑역사를 무한 반복하는 재훈과 다사다난한 경험을 통해 이성적인 연애관을 갖게 된 선영은 연애의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로 극의 몰입을 높인다. 여기에 선영은 구남친의 진상 태도에도 지지 않고 쿨하게 응수, 막힌 속을 뚫어주는 사이다 같은 매력으로 마음을 흔든다.

연애사뿐 아니라 생생하게 담아낸 오피스 라이프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단합을 이유로 주말 전 직원 등산을 추진하는 회사 대표, 첫 만남부터 아무렇지 않게 개인사를 물어보는 직장 상사, 앞에서는 웃지만 뒤에서는 별의별 이야기를 다 전하고 다니는 ‘오지라퍼’(오지랖이 넓은 사람) 등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인물들을 통해 ‘깨알’ 웃음을 선사한다.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 재훈 역을 맡은 김래원(왼쪽)과 선영으로 분한 공효진 스틸컷. /NEW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 재훈 역을 맡은 김래원(왼쪽)과 선영으로 분한 공효진 스틸컷. /NEW

웃음 타율도 높다. 거침없는 대사와 코믹한 상황들이 펼쳐져 웃음을 자아낸다. 다만 15세이상관람가 등급임에도 수위가 센 표현들이 다수 등장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김래원과 공효진의 조합은 옳았다. 다수의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믿고 보는 배우’로 불리는 두 사람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케미’를 보여준다. 현실적이고 매력적인 재훈과 선영으로 분한 김래원과 공효진은 극과 극 연애 스타일에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신경 쓰는 남녀의 미묘한 감정을 자연스러운 연기와 완벽한 호흡으로 소화한다. 러닝타임 109분, 오는 10월 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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