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보배로 떠오른 배우 이규형. /에이스팩토리
믿보배로 떠오른 배우 이규형. /에이스팩토리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미스터리한 검찰수사관부터 마약 복용으로 교도소 수감 중인 재벌 2세, 인간미 넘치는 검사까지 어떤 옷을 입어도 맞춤옷을 입은 듯 완벽 소화한다. 뮤지컬과 연극은 물론, 브라운관과 스크린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차근차근 자신만의 입지를 넓혀가며 필모그래피를 구축하고 있는 배우 이규형을 두고 한 말이다.

이규형은 2001년 영화 ‘신라의 달밤’으로 데뷔했다. 이후 ‘두근두근’ ‘햄릿’ ‘싱글즈’ ‘극적인 하룻밤’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글루미데이’ 등 다수의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며 연기 내공을 쌓아왔다. 섬세하고 몰입도 높은 넘치는 연기로 무대를 장악,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 활약을 이어왔는데, 2017년 케이블채널 tvN ‘비밀의 숲’에서 미스터리한 면모를 지닌 검찰수사관 윤세원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이규형은 냉정하고 이성적인 모습의 윤세원을 안정적인 연기로 소화했을 뿐 아니라, 극적 반전을 지닌 인물로 긴장감을 유발해 호평을 받았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위)와 ‘증인’ 속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tvN, 롯데엔터테인먼트
‘슬기로운 감빵생활’(위)와 ‘증인’ 속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tvN, 롯데엔터테인먼트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2018) 속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극 중 약물중독자 ‘해롱이’ 유한양 역을 맡아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뽐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해롱이 특유의 혀 짧은 발음은 유행이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또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카리스마 있고 이성적인 모습과 달리 어딘가 이상한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소화하며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 것도 호평을 이끌어낸 이유다.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라이프’(2018)에서는 건강보험 심사평가위원회 심사위원이자 정형외과 전문의 예선우 역을 맡아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극 중 다리가 불편한 인물을 연기한 이규형은 휠체어를 작동하는 손끝의 움직임부터 다리의 쓰임새 하나까지 디테일을 더해 표현력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반면 형 예진우(이동욱 분)의 환상 속에 보이는 두 다리로 선 예선우의 모습은 전혀 다른 결로 소화,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상파 첫 주연작인 SBS 드라마 ‘의사요한’(2019)과 영화 ‘증인’(2019)에서는 검사 캐릭터를 맡아 열연을 펼쳤는데, 180도 다른 매력을 발산해 이목을 끌었다. 먼저 ‘의사요한’에서는 손석기로 분해 냉철한 원칙주의자 면모를 보여줬고, ‘증인’에서는 이희중 역을 맡아 따뜻한 인간미를 겸비한 검사의 일면을 훌륭하게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하이바이 마마’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이규형. /tvN
‘하이바이 마마’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이규형. /tvN

올해 첫 행보인 tvN ‘하이바이, 마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고로 아내를 떠나보낸 후 다시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조강화를 연기한 그는 시청자를 웃고 울리는 공감 열연으로 단숨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22일 첫 방송된 ‘하이바이, 마마!’에서 이규형은 캐릭터와 100% 싱크로율을 자랑했는데, 유리(김태희 분)와 처음 만났던 대학 시절부터 두 사람이 연애와 결혼에 이르기까지 보낸 시간들, 이후 유리와 사별한 현재 강화의 모습까지 조강화의 서사를 섬세하고 탄탄한 연기로 완성해냈다. 특히 대학 시절 풋풋한 매력부터 연애시절의 순수한 면모, 유리와 사별한 이후에는 겉으로는 밝고 활기차지만 혼자 있을 때 슬픈 이면까지 인물의 감정 변화와 세밀한 내면 연기로 표현, 몰입도를 높였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태희도 이규형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앞서 진행된 ‘하이바이, 마마!’ 제작발표회에서 김태희는 “이규형이 조강화를 연기해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사소한 것부터 간단한 대사까지 살아있는 연기와 디테일을 담아 표현하더라. 큰 도움을 받으면서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시청자들이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저 친구가 나오네, 그럼 볼만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일은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규형이 자신의 이름 앞에 붙었으면 하는 ‘수식어’를 묻자 내놓은 대답이다. 매 작품, 자신이 맡은 인물로 완전히 분해 돌아오는 이규형.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할 뿐 아니라, 맡은 역할마다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으로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키고 있다. 그가 이미 ‘믿보배’인 이유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