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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율, 예상 깨고 높은 까닭
사전투표율, 예상 깨고 높은 까닭
  • 서예진 기자
  • 승인 2020.04.10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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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 투표일 첫 날인 10일 광주 북구청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 투표일 첫 날인 10일 광주 북구청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제21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전투표율은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사전투표자수는 428만3,538명이었고 사전투표율은 9.74%를 기록했다. 이는 사전투표가 적용된 전국 단위 선거의 동시간대 투표율 중 최고치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당시 사전투표 1일차 오후 4시 투표율은 9.45%였고,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1일차 오후 4시 투표율은 7.04%였다.

선관위에 따르면 시·도별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라남도로 15.23%를 기록했으며, 가장 낮은 지역은 대구광역시로 8.13%였다. 사전투표 기간은 11일까지고,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신분증(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학생증, 여권 등)을 지참해야 한다. 

사전투표가 시행되기 전까지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란 게 정가의 예상이었다. 유권자들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인파가 몰리는 투표장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같은 예상과는 달리 현재 추세대로면 이번 총선에서 사전투표가 적용된 이후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전투표제도는 2013년 도입해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처음으로 시행됐다. 사전투표가 시행되면서 미리 부재자 신고를 해야만 해 번거로웠던 기존 부재자 투표 제도를 사실상 대체하게 됐다. 통합선거인명부에 입각해 전국 읍, 면, 동 단위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 신분증만 들고 가면 어디서도 투표가 가능하다는 간편성 때문이다.

이에 2016년 제20대 총선 사전투표율은 12.19%, 2017년 제19대 대선 사전투표율은 26.06%,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20.14%였다. 지방선거 투표율이 총·대선에 비해 낮은 편임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다. 이에 사전투표가 이번 21대 총선에서 5번째 시행된 것을 감안한다면, 제도의 정착이 이뤄지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또 적극투표층이 예상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7~8일 전국 유권자 1,000명에게 코로나19 때문에 투표하러 가기가 꺼려지는지 물은 결과 ‘그렇다’는 27%, ‘그렇지 않다’는 72%였다.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꺼려지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하며,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사람이나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부정 평가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갤럽은 “이 질문에 ‘꺼려진다’고 답한 사람이 투표하지 않는다거나, ‘꺼려지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이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면서 “투표 상황 또는 투표소에서의 코로나19 우려감과 평소 투표에 대한 태도가 복합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조사에 따르면 ‘투표하러 가기가 꺼려진다’는 응답이 무당층(43%)에서 가장 높아서 부동층이 투표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투표하기 꺼려진다’는 응답은 20대가 34%로 가장 높고 30대 33%, 40대 27%, 50대 20%, 60대 이상 23%였다. 

아울러 민주·진보진영 정당에서는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추세다. 투표 참여 독려에 매진해온 더불어민주당은 사전투표 도입 이후 사전투표를 통한 투표율 제고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어 본 투표일 보다는 사전투표로 분산해 방역과 투표율 제고를 모두 잡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본 투표율까지 견인한다”면서 “그간 대체적으로 이 같은 경향이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도 “하지만 이번 총선은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유권자들이 사람을 만나기 꺼려한다”면서 “본 투표를 하려던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사전투표에 몰려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일 이번 총선의 본 투표율도 높다면 코로나19 정국에도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이겠지만, 유권자들이 본 투표장에서 줄을 서는 등 시간이 걸리는 것을 꺼리는 마음에 상대적으로 사전투표율은 높고, 본 투표율은 예년만큼 높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사전투표 시행 첫날인 이날 오전 9시께 청와대 인근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투표 독려 차원에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들도 사전투표장을 찾았다.

이번 사전투표는 투표율 제고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요즘, 본 투표장에 유권자가 몰리지 않도록 미리 투표해달라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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