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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본 21대 국회
[미리 본 21대 국회⑤] 21대 국회가 나아갈 길… "20대와 반대로 해라"
2020. 05. 26 by 김희원 기자 bkh1121@sisaweek.com

동물국회와 식물국회라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됐던 20대 국회가 막을 내린다. 지난 4‧15 총선을 통해 선출된 21대 국회의원 임기는 오는 30일부터 시작된다. 국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대한민국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미래 비전에 한 표를 행사했고, 177석 거대 여당과 여대야소 정국을 만들어냈다. 국민들은 이들에게 기회를 줬고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는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달렸다. <시사위크>는 앞으로 4년 동안 21대 국회를 이끌어갈 국민의 일꾼들로 어떤 인물들이 진입했는지, 또 그들의 과제는 무엇인지, 그들에게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4.15 총선을 통해 선출된 21대 국회의원들의 임기가 오는 30일 시작된다./뉴시스
4.15 총선을 통해 선출된 21대 국회의원들의 임기가 오는 30일 시작된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20대 국회를 뒤로 하고 오는 30일 21대 국회가 개원을 앞두고 있다.

20대 국회는 전반기에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는 등 국회가 의회 권력으로서 위상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후반기는 정쟁과 진영 싸움으로 얼룩졌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놓고 여야가 몸싸움을 벌이며 충돌했고 조국 사태를 놓고도 극한 진영 대결을 펼쳤다.

21대 국회는 달라질 수 있을까. 20대 국회의 불명예를 반복하지 않고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번 21대 국회의 책무는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무엇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전 세계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 마련이 급선무다.

26일 전문가들로부터 이러한 중차대한 임무가 주어져 있는 21대 국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21대 국회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야 할 의제가 무엇인지 견해를 들어봤다.

◇ 김형준 “의원들 소신‧양심 따라 의정활동해야”

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는 21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원 개개인이 당론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적으로 소신과 양심에 따라 의정 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21대 국회는 20대 국회의 재판이 될 것이라며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김 교수는 “정치 구조가 국회의원들이 당론이 아닌 독자적으로 소신과 양심에 따라 의정 활동을 할 수 있게 돼 있지 않다”며 “지금 21대 국회 예고편이 진행되고 있다. 윤미향 민주당 당선인 관련 논란에 대해 지도부가 침묵하라고 하니 21대 국회에 들어오지 못한 강창일 김영춘 의원 이외에는 당선자들 모두 아무 소리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21대 국회로 바뀌었지만 정치 구조가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영화관 간판은 바뀌었을지 몰라도 낡은 필름이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며 “초재선 의원들이 공천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요구하고 쟁취하지 않으면 20대 국회와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21대 국회의 핵심 의제로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 살리기와 규제 개혁 문제, 기업 활동에 좋은 여건 구축, 재벌개혁과 노동개혁 동시 논의 등을 꼽았다.

◇ 이준한 “20대 국회와 정반대로만 하라”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화하고 양보하는 ‘품격 있는 국회’를 주문했다. 이 교수는 “21대 국회는 20대 국회와는 정반대로만 했으면 좋겠다. 20대 국회는 너무 품격이 없었고 싸움만 많이 했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서 시간만 갔다고 생각한다”며 “일을 좀 더 하고 대화, 타협, 양보하고 품격 있는 국회, 그런 정치 문화를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21대 국회의 핵심 의제로는 “그간 밀려 있던 민생 법안이나 경제 살리는 법안들,  코로나19 이후를 대처하는 장기적 플랜을 세우는 것이 가장 큰 어젠다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박상철 “국회 선진화법 족쇄부터 풀어야”

박상철 경기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21대 국회에서는 현행 국회법을 쟁점법안 의결 정족수 5분의 3을 변경해 다수결 원칙에 부합하도록 우선적으로 개정해야 하고 정당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18대 국회 때 만들어진 국회 선진화법, 즉 국회법 족쇄부터 풀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법을 제때 만들어야 한다. 정치적 시비만 걸면 입법권이 마비되면 안된다”며 “다수결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직전 국회법 의결 방법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교수는 “우리나라 정당 정치가 마비돼버렸다. 시민단체 등에 종속이 됐다. 미래통합당은 태극기부대에 휘둘렸다”며 “정당이 자율성을 가져야 하고 사회에 대한 지도력이 있어야 한다. 정당 정치가 복원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신율 “민주당, 수로 밀어붙이면 안돼”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77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수로 밀어붙여서는 안되고 소수 의견을 반영해 국회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교수는 “177석인 민주당이 열린민주당 3석까지 합하면 180석인데 수로 밀어붙이면 안된다”며 “민주주의 가치와 원칙에 충실할 수 있도록 소수 의견이라도 반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 교수는 21대 국회는 2022년 3월 대선이 있기 때문에 생산적으로 가동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신 교수는 “대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21대 국회 전반기는 가려질 것이다. 21대 국회 후반기도 새로운 정권의 허니문 기간이라는 이유로 가려질 것”이라며 “국회가 제대로 역할을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뉴시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뉴시스

◇ 박상병 “개헌 즉시 협의해야”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1대 국회는 대화와 협력의 장이 돼야 하고, 진영 대결을 벌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 평론가는 “민의의 정당에서는 여야가 싸우더라도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고 협력해야 한다”며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진영 싸움을 벌여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 평론가는 21대 국회 핵심 의제에 대해 “개헌 문제를 즉시 협의해야 한다”며 “권력구조를 4년 중임제로 가지 말고 분권형 대통령제를 중심으로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권력 기구를 민주화시키고, 경제민주화 지형을 넓히고, 인권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여야가 머리를 맞대서 제7공화국을 여는 역사적인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제도도 대폭 바꿔서 여러 정당들이 국회에서 정책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종훈 “탈추격 시대 맞게 선제적 의제 발굴 필요”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1대 국회를 향해 “정쟁보다는 활발한 입법 활동으로 생산적 국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평론가는 특히 21대 국회는 ‘탈추격 시대’에 맞게 선도적으로 정책 의제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평론가는 “과거에 우리는 선진국을 추격하기 바빴는데 이제는 탈추격 시대로 가야 한다”며 “우리가 선도적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려면 국회에서 먼저 선제적으로 국가 의제를 발굴하고 그것을 법안으로 만들어서 행정부가 따라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행정부에 국회가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국회가 행정부를 끌고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 장성철 “통합당, 여당에 일할 기회 줘야”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미래통합당을 향해 “여당에게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 그게 총선 민심이다”며 “올해 연말까지는 여당의 발목을 잡지 않는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장 소장은 이어 21대 국회는 일자리 등 민생 법안 처리에 주력하고 개헌과 같은 정치적 현안은 내년으로 미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소장은 “개헌 문제가 제기되면 정쟁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에 개헌 등 정치적 현안은 내년으로 미루고 올해는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민생 법안 처리에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윤태곤 “여당, 얼마나 잘하냐가 중요”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1대 국회에서 여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실장은 “이번 국회는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여당의 책임이 훨씬 중요해졌다”며 “여당이 얼마나 잘하느냐가 과거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21대 국회 핵심 의제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세계적으로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 대한 대응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며 “최근 대두된 재정건전성 문제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