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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강철비2: 정상회담] 러닝타임 132분 ‘순삭’
2020. 07. 24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이 베일을 벗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이 베일을 벗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에서 실제 일어날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을 리얼하게 담아내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정치 드라마로서의 쫄깃한 긴장감은 물론, 유머와 위트를 적절히 녹여내 진입장벽을 낮춘다. 후반부 펼쳐지는 실감 나는 잠수한 액션까지 더해져 132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 ‘순삭’(순간 삭제)한다. 형보다 나은 아우의 탄생,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이다.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한민국 대통령과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위원장, 미국 대통령 간의 남북미 정상회담이 북한 원산에서 열린다. 북미 사이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핵무기 포기와 평화체제 수립에 반발하는 북 호위총국장의 쿠데타가 발생하고, 납치된 세 정상은 북한 핵잠수함에 인질로 갇힌다. 좁디좁은 함장실 안, 예기치 못한 진정한 정상회담이 벌어지게 된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2017년 개봉해 445만 관객을 동원한 ‘강철비’와 내용으로 연결되는 속편이 아닌 ‘상호보완적’ 속편을 표방한다.

영화는 냉철한 리얼리티로 출발해 판타지로 나아간다. 당사자지만, 아무런 결정도 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한 한반도의 현실을 냉정하게 짚으면서도, 따뜻하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며 한반도의 평화체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강철비2: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를 연기한 정우성(위)와 북의 두 얼굴을 연기한 유연석(아래 왼쪽)과 곽도원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강철비2: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를 연기한 정우성(위)와 북의 두 얼굴을 연기한 유연석(아래 왼쪽)과 곽도원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앞으로 한반도에 닥칠 수 있는 여러 가지의 가능성 중 하나의 길을 미리 가보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이와 함께 분단체제의 극복과 평화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며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다소 어렵고 무거운 주제임에도, 극을 이해하고 흐름을 따라가는데 문제가 없다. 특유의 유머 코드로 지루함을 덜어내고, 인물들의 인간적인 면모에 중점을 두며 몰입도를 높인 양우석 감독의 영리한 연출 덕이다. 캐릭터 활용법도 눈길을 끄는데, 실제 북한 내 양대 세력의 존재를 온건파 북 위원장과 강경파 호위총국장, 두 인물로 나눠 북의 두 얼굴을 실감 나게 보여준다.

독도 앞바다에서 펼쳐지는 잠수함 액션은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다. 세 정상이 납치된 북핵 잠수함 백두호와 미국 그리고 일본 잠수함까지 뒤얽힌 수중전이 실감 나게 펼쳐지는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하며 장르적 재미를 배가시킨다.

배우들 모두 제 몫을 해낸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들 모두 제 몫을 해낸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들도 좋다. 먼저 ‘강철비’에서 북한 철우를 연기했던 정우성은 이번엔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로 분해 진정성 담긴 열연을 펼친다. 유연함과 강단을 오가는 대통령으로서의 모습뿐 아니라, 평범한 남편이자 아빠로서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입체적으로 소화한다.

북한의 두 얼굴을 보여준 조선사 역의 유연석과 북 호위총국장 박진우로 분한 곽도원, 미국 대통령 스무트를 연기한 앵거스 맥페이든도 제 몫을 해낸다. 대한민국 대통령 영부인을 연기한 염정아도 좋다. 대통령과 맥주잔을 기울이며 일상과 고민을 함께 하는 현명한 영부인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담아낸다. 히든카드는 백두호의 부함장 장기석을 연기한 신정근이다. 긴장감과 웃음, 감동 등 수많은 감정을 느끼게 한다. 그동안 탄탄히 쌓아올린 연기 내공이 제대로 빛난다.

다만 개봉 전부터 영화를 둘러싼 정치색 논란이 불거진 만큼, 얼마나 많은 관객이 ‘강철비2: 정상회담’을 선택할지 두고 볼 일이다. 이에 대해 양우석 감독은 “영화가 개봉되기 전부터 오해를 받고 논란이 있는 것은 징크스이자 소명인 것 같다”면서 “지지하는 정당에 의해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순 있으나 교육과 외보, 안보는 국가 전체 차원에서 같이 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9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