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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뉴스
[유튜버 전성시대②] 좋은 콘텐츠 vs 나쁜 콘텐츠, ‘아슬한 경계선’ 
2019. 06. 07 by 이미정 기자 wkfkal2@sisaweek.com

‘구독자 늘리는 법’, ‘유튜버 되는 법’. 포털에 ‘유튜브’만 쳐도 나오는 연관 검색어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날로 확대되면서 1인 미디어, 즉 유튜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가 실시한 초등학생 장래희망 조사에서 ‘유튜버’가 5위에 올랐다는 점은 그 사회적 인기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유튜브는 1인 미디어 시장의 황금기를 열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은 사회·문화·경제적으로 다양한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그 영향이 긍정적인 것도 있지만 위험요소도 존재한다. <시사위크>는 유튜버 전성시대의 실상을 심층적으로 진단해보자 한다. [편집자주]

유튜브에서 생성되는 콘텐츠의 질은 천차만별이다. 긍정적인 콘텐츠가 많지만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너드는 콘텐츠도 적지 않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유튜브에서는 콘텐츠가 분초를 다퉈가며 쏟아진다. 지난해 5월 유튜브의 CEO 수잔 보이치키는 “1분당 400시간의 동영상이 업로드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이 콘텐츠 생산을 주도하는 만큼 그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질 역시 천차만별이다.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나드는 콘텐츠도 많다. 좋은 콘텐츠와 나쁜 콘텐츠. 그 기준선은 어디에 있을까. 

◇ 일상에 스며든 유튜브… 정보와 소통의 바다 

유튜브는 우리 일상 깊숙이 스며 들어와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19∼59세 유튜브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72.1%가 유튜브를 ‘자주’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유튜브 이용자 10명 중 4명(42.8%)은 하루 평균 1시간 이상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유튜브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유튜브 이용 빈도와 사용 이유를 조사한 현황./그래픽=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

유튜브를 사용하는 이유는 ‘다양한 유형의 동영상 콘텐츠가 있기 때문’(48.9%·중복응답)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 외에 ‘영상으로 설명해주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45.9%), ‘맞춤형 정보가 많아서’(40.8%),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어서’(31.9%) 등 순으로 나타났다. 즐겨 보는 개인영상물은 ‘특정한 전문 분야 정보제공 콘텐츠(62.5%, 중복응답)’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음악방송(50.1%)과 강의·공부 방송(36.5%), 운동강습(33.9%), 먹방·ASMR 방송(28%)의 등의 선호도를 보였다. 

스마트폰 등 유튜브에 접속할 수 있다는 기기만 있다면 이용자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보와 오락거리를 찾고 실시간 소통을 즐길 수 있다. 스트레스 해소 창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주부 한모(34) 씨는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유튜브에선 주로 먹방을 즐겨 보는 편”이라며 “다이어트 때문에 마음대로 음식을 먹지 못하는데, 대리만족을 느끼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신선한 콘텐츠는 사회·문화적인 반향을 일으킨다. 구독자 90만명의 할머니 유튜버 박막례(73) 씨의 경우도 그렇다. 젊은 층과 소통하고 즐겁게 살려는 박씨의 모습은 세대를 초월한 공감을 일으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니어 콘텐츠가 세대 간 벽을 허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모든 콘텐츠가 순기능만 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범죄·폭력을 조장하거나 선정적인 콘텐츠가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점 역시, 또 다른 현실이다. 

유튜브 글로벌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삭제된 유튜브 영상은 829만4,349개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차단된 채널은 282만8,221개에 달했다. 댓글은 2억2,833만8,026개가 삭제됐다. 유튜브는 음란물, 폭력 조장, 괴롭힘, 증오심 표현 등 자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 어긋나는 게시물이 감지되거나 신고될 시 콘텐츠를 삭제하고 있다. 삭제 컨텐츠의 70~80%는 컴퓨터 알고리즘에 의한 자동 감지 시스템으로 통해 지워진다. 한국 국가만의 개별 삭제 수치는 공개되지 않는다.  

◇ 유튜브의 두 얼굴… 선정·자극·허위 정보 봇물

삭제된 영상 유형을 살펴보면, 스팸 및 현혹성 사기 콘텐츠가 전체의 60.2%로 가장 많았다. 과도한 노출 및 성적인 콘텐츠는 20.5%로 두 번째로 많았다. 아동보호와 관련돼 삭제된 영상은 전체 삭제 건 중 9.7% 차지했다. 이어 폭력 및 노골적 콘텐츠(4.3%), 기타(2,6%), 폭력 조장 및 극단주의(1.1%), 유해 및 위험(0.8%), 괴롭힘 및 사이버 폭력(0.6%), 증오 및 악의적 유형(0.2%) 등의 콘텐츠 순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자극적인 영상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19금이나 성적인 표현이 포함된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수백개의 낯 뜨거운 영상이 나타난다. 흡연을 조장하는 컨텐츠도 부지기수다. 심지어 교복을 입고 담배를 피우는 영상도 볼 수 있었다. 

인기 유튜버 중에서도 자극적인 방송으로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적지 않다. 인기 유튜버 철구는 방송 중에 지나친 욕설을 했다가 지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위)로부터 ‘이용정지 7일’의 시정 요구를 받았다. 방통위는 “어린이·청소년층의 정서 함양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는 점을 주요 이유로 제시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유튜브 사용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커지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주부 임모(38) 씨는 “시간제한을 두고 유튜브 사용을 허락하고 있지만 혹시나 안 좋은 컨텐츠에 노출될까 걱정이 된다”며 “동영상을 보는 내내 아이를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해 유튜브 콘텐츠를 둘러싼 논쟁은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다. 이를 어떻게 억제할 지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담론으로 떠올랐다. 특히 가짜뉴스 문제는 정치권에서 논쟁거리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북한군 침투설’ 등 국내법 위반 소지가 있는 유튜브 동영상 104건에 대해 구글 코리아에 삭제 요청을 했다가 거절당하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후 ‘허위 조작 정보 방지법’을 추진하겠다며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에게 압박을 가하는 모습도 보였다. 

◇ 규제가 답?…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화해야” 

물론 유튜브도 나름의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유튜브는 지난해부터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 뉴스 동영상에 백과사전이나 위키피디아 등을 링크해오고 있다. 유해한 컨텐츠가 덜 추천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또 올해 13세 미만 어린이가 등장하는 모든 동영상의 댓글을 차단하겠다는 정책도 밝혔다. 

유튜브가 2019년 1월부터 3월까지 삭제한 동영상 콘텐츠는 829만개에 달했다. 스팸과 현혹성 콘텐츠나 선정적인 영상이 주로 삭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그래픽=이선민 기자

하지만 이런 정책만으로 획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워낙 방대한 양의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플랫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회의 섞인 시선이 적지 않다. 섣부르게 규제 압박을 가했다가 산업을 위축시키고, 개인의 창작의 자유를 억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가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이 폭식을 조장한다면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모니터링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가 뭇매를 맞고 철회한 일도 있었다. 

먹방 유튜버인 야식이(본명 허민수)는 “당사자가 무엇을 먹고 많이 먹든 그것은 각자의 자유다. 이용자가 이를 보는 것은 선택의 문제”라며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내려 위협을 가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헌법으로 보장된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훼손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튜브의 유해 콘텐츠에 대해선 “마약, 범죄, 자살 등 사회 보편적인 통념에 어긋나는 내용을 담은 콘텐츠는 제한하는 것이 맞다”면서 각자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해선 자율성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학계에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화’를 장기적인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 정보를 주체적으로 선별하고 해독해 책임 있게 활용하는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 말이다. 

숙명여대 심재웅 교수는 “규제를 해서 억제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유해성을 판단하는 기준도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물론 누구나 유해하다고 판단되는 콘텐츠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애매한 지점에 서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누군가에는 유해하게 느껴지는 콘텐츠가 누군가에는 공감가는 콘텐츠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콘텐츠를 분별력 있게 선택해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된 된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필요성만 인지하고 있을 뿐, 실질적인 시스템 마련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정부와 학교에선 이를 체계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에서도 리터러시 교육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이제와서 유튜브를 보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며 “아이가 무엇을 보는 지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도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