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 2차 래미안 라클래시 조합이 후분양제를 추진하기로 결정해 인근 재건축 조합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상아 2차 래미안 라클래시 조감도./삼성물산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의 고분양가 규제에 재개발 조합이 전략 수정에 나섰다. 강남 최대 분양으로 여겨지는 ‘상아 2차 래미안 라클래시’ 조합이 분양 계획을 후분양제로 선회한 것.

14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상아 2차 래미안 라클래시’ 조합은 지난 11일 임원회의에서 후분양제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HUG가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를 규제하는 심사기준을 발표한 것에 대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상아 2차 래미안 라클래시’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5층, 7개 동 규모로 조성된다. 총 679세대 중 112세대를 일반 분양하며 2021년 9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지난 5일 HUG는 고분양가 사업장 확산차단을 통한 보증리스크 관리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변경했다.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분양가 상승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HUG의 변경안에 따르면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1년 이내 인근에 분양한 아파트가 있을 경우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의 분양가는 기존 아파트의 분양가를 넘지 못한다. 1년이 지난 아파트가 있을 경우 105% 이내로 분양가를 책정해야 한다. 기존에는 1년이 지난 아파트가 있더라도 110%까지 분양가 책정이 가능했다.

‘상아 2차 래미안 라클래시’는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에 따라 강남구 일원동 소재 ‘디에이치 포레센트’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해야 한다. 지난 4월 분양한 ‘디에이치 포레센트’는 3.3㎡당 4,569만원을 분양가로 책정했다.

HUG의 개정안대로 분양가를 책정할 경우 3.3㎡당 4,569만원을 넘지 못한다. 조합은 주변 인근 시세 등을 고려해 3.3㎡당 최소 4,700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분양 일정을 미뤄왔다.

하지만 개정안이 오는 24일부터 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결국 후분양제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합은 후분양제를 위해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공사비 조달을 위한 펀드를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상아 2차 조합의 후분양제 도입이 인근 재건축 조합의 분양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 인근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서초그랑자이’ △‘사당3구역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등이 사업을 연기하거나 후분양제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서초그랑자이 조합 관계자는 “일부 보도된 내용을 알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은 부분으로 보인다”며 “현재 예정대로 사업을 진행중이며 후분양제 도입 여부에 대한 검토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사업성과 자금조달 능력이 후분양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공정률 80% 까지의 자금조달 등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 후분양의 리스크”라고 말했다.

이어 “분양보증을 피하는 방식으로 모든 사업장이 후분양을 선택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사업성이 좋은 단지일수록 후분양 도입의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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