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효성중공업의 지분율을 종전 대비 소폭 줄여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국민연금이 지난 20일 효성중공업의 지분율을 종전 10.05% 대비 10.00%로 줄여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ESS 화재와 반덤핑 관세 등 중공업 부문의 적자 기조와 건설 업황의 어두운 전망 등으로 주가가 하락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국민연금이 국민의 돈을 굴리는 만큼 이익 창출 등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함이라는 시선도 있다.

◇ 주가 ‘뚝‘… 업황도 ‘흐림’

21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의 주가는 올해 1월 5만원 선을 밑돌았지만 지난 3일에는 3만2,650원으로 하락했다. 6개월 사이 35% 가량 하락한 것이다.

향후 주가 흐름에도 난항을 점치는 전망이 나온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일 효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원에서 4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중공업 부문의 적자와 올해 건설 경기의 악화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분기 실적에서도 웃지 못한 모양새다. 건설 자회사 진흥기업의 연결 편입으로 매출액 등 외형자산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효성중공업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9,457억원이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16억원과 54억원에 그친다.

2분기 실적도 업황의 어두운 전망으로 크게 상회하진 않을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효성중공업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618억원, 355억원으로 내다봤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5% 감소한 전망치다.

사업 부문별로는 중공업 부문의 영업손실은 25억원으로 소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 부문은 진흥기업의 편입에 따라 영업이익 38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건설 경기의 어두운 전망으로 영업이익률은 6.5%로 전망했다.

◇ ‘매 맞아본‘ 국민연금… 제대로 갈까

일각에서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기업에 대해 지분을 축소한 것을 두고 국민연금이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한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대기업의 지분을 보유하면서도 주주의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한 국민의 돈을 굴리면서 제대로 된 투자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리스크로 인해 주가가 하락한 것을 주주로서 방관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실적이 부진한 기업의 지분을 되레 늘렸다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러한 비난 때문인지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스튜어드십 코드’ 등을 도입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 올해 주총 시즌 당시 일부 기업의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번 지분 축소도 국민연금의 이러한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통상 대기업 지분 10% 수준을 보유하고 있어 의사 결정에 있어 한계성이 있을 수도 있다”며 “다만 국민연금이 공공기관으로써 지분 회수와 확대를 통해 기업의 투명성 제고와 실적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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