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의 갈등은 정동영 대표가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주현 의원을 신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며 불거졌다. / 뉴시스
민주평화당의 갈등은 정동영 대표가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주현 의원을 신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며 불거졌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현욱 기자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이 내홍으로 ‘동병상련’ 처지에 놓였다. 두 당 모두 내홍의 핵심은 당 지도부에 대한 구성원들의 불신에서 비롯됐다. 

평화당의 갈등은 정동영 대표가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주현 의원을 신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며 불거졌다. 박 최고위원은 바른미래당(비례대표) 소속이지만, 평화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북 전주를 지역구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중이다. 

평화당 내에서는 정동영 대표(전북 순창), 유성엽 원내대표(전북 정읍), 김광수 사무총장(전북 전주갑) 등 당 지도부들의 지역구가 전북 일색인 점을 지적하며 이번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에는 전남 인사를 기용해야 한다는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가 박 최고위원 임명을 강행하면서 이후 유 원내대표와 최경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하고 있다. 이들 두 지도부를 비롯해 김종회·박지원·윤영일·장병완·장정숙·천정배 의원 등 ‘비당권파’들은 지속적으로 개별 모임을 가지며 제 3지대 창당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주장하며 정 대표와 충돌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정 대표가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최고위원을 수석대변인으로 인선하고, 홍성문·문정선·김재두·유영욱·이승한 대변인으로 구성된 새 대변인단을 발표하며 또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비당권파 측에서 새 대변인단의 구성원 대부분이 정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들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한 까닭이다. 박 최고위원은 “중앙당 조직정비에 따라 지역위원장 등에게 직접 정치의 기회를 순환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국회가 비정상인 상황에서 우리 당도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다”며 “하루속히 최고위원회의가 정상화되어 국회 실종, 민생 실종, 외교 실종 난맥에 대안을 제시하고 바로잡는 데 평화당이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일치단결해서 노력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평화당의 이 같은 내홍 상황은 당 지도부와 이에 반발하는 세력 간의 다툼이라는 점에서 바른미래당의 내홍과도 일맥상통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4.3 재보궐선거 이후 당내 안철수·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손학규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며 퇴진을 요구했고 이후 양 계파간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손 대표가 “퇴진은 없다”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중재안으로 당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모두 내년 총선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지지율은 답보 상태에 빠져 있으니 자꾸만 내부 분란이 생기고 신당 창당·합당 같은 얘기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며 “갈등을 잠재울 수 있는 혁신과 화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선거가 임박할수록 이 같은 상황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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