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판매 부진으로 인해 일부 제품 가격을 내리기로 한 디아지오코리아가 생산률 저하로 이천 공장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 / 디아지오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위스키 판매 부진으로 인해 일부 제품 가격을 내리기로 한 디아지오코리아가 생산률 저하로 이천 공장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 / 디아지오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윈저’, ‘조니워커’ 등을 보유한 프리미엄 주류업체 디아지오코리아가 위기에 봉착했다. 연이은 악재에 국내 1위 위스키 업계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 성수기 망친 디아지오… 굳게 닫히는 공장 문

디아지오코리아가 국내 생산을 중단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는 최근 이천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결정했다. 공장 운영 중단 시점은 내년 6월쯤으로 알려졌다.

38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천 공장은 2009년 디아지오코리아가 매각 한 후에도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형식으로 20년간 임대해 가동해왔다. 수출용 ‘스미노프’와 군납용 ‘윈저’ 등 연간 150만~200만 상자의 위스키 등을 제조하며 디아지오코리아의 생산 기지 역할을 해 온 곳이다.

디아지오코리아가 10년 만에 공장 문을 닫기로 한 건 최근 국내 위스키 시장 상황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김영란 법 도입과 주 52시간제 그리고 경기침체 등 주류 판매에 비우호적인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비싼 술’의 상징인 위스키 판매가 타격을 입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10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8년 284만 1,155상자가 출고됐지만 지난해 149만2,459상자로 급감했다. 2017년(159만1,168상자) 대비 다시 6.2% 감소했다. 여기에 환율 경쟁력까지 떨어지면서 공장 운영을 어렵게 만들었다. 또 리베이트 쌍벌제를 골자로 하는 ‘주류 거래질서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개정안’ 시행이 임박한 것도 경영 부담을 가중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앞서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하며 돌아선 소비자들을 위스키 시장에 재유입 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간판 브랜드인 ‘윈저’(12·17년산)를 포함해 저도주 ‘W시리즈’, ‘딤플’ 등 6종의 출고가를 내리기로 했다. 마진을 줄이는 강수를 둔 디아지오코리아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생산 기지까지 닫는 ‘이보 후퇴’를 한 것이다.

그만큼 디아지오코리아가 처한 사정은 좋지 못하다. 3년 연속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2015년 3,726억원으로 오른 연매출은 연간 200억원 정도씩 감소해 지난해 3,035억원까지 내려 앉았다. 영업익 하락폭은 더 크다. 같은 기간 967억원이던 영업이익은 372억원으로 62% 축소됐다. 1,300억원을 바라보던 당기순이익은 무려 4분의 1토막이 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름철 대목에 작업상 오류로 인해 대규모 리콜까지 진행했다. 지난달 수입 맥주 ‘기네스 드래프트’에 품질유지기한이 표시되지 않은 사항이 식약처에 적발 돼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를 취하게 됐다. 디아지오코리아는 라벨이 제대로 찍힌 제품까지 포함해 47만병의 리콜 계획을 세웠다. 이는 제품 판매에 지장을 초래한 것은 물론, 실적 악화에 빠진 디아지오코리아에 비용 부담을 안기는 악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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