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이 올해 주요 키워드로 변화를 제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이한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올해는 신협이 창립 60주년을 맞는 중요한 해다. 그는 최근 열린 시무식에서 ‘새로운 신협, 미래 100년’이라는 새 슬로건을 제시하며 도약의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부담이 작지 않다.  

◇ 상호금융조합, 순이익·건전성 악화로 고전

지난해 상호금융조합 업권의 실적은 신통치 못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조합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4,208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9,232억원) 대비 17.2%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 등 4곳 모두 이익이 감소세를 보였다. 농협의 경우, 경제사업 손실이 확대되면서 이익이 줄었다. 나머지 상호금융조합은 판매·관리비 및 대손충당금 전입액 증가 등으로 신용사업 이익이 감소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쪼그라든 것으로 분석됐다. 

신협은 지난해 3분기까지 2,48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3,672억원)보다 32.4% 감소한 규모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신협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32%로 전년 동기 대비 0.22%포인트 하락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4.33%로 전년 동기보다 2.59%포인트 낮아졌다.

여기에 연체율까지 오름세를 보여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신협의 연체율은 3.22%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말보다 1.09% 포인트 오른 수치다. 지난해 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05%를 기록해 2018년 말(2.48%) 보다 악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다른 상호금융조합도 지난해 3분기 들어 건전성이 악화되는 추세를 보인 바 있다. 다만 신협의 연체율은 상호금융조합 4곳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여 우려를 키웠다.

올해도 상호금융업권의 실적과 건전성 관리는 녹록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어 금융업황엔 찬바람이 불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디지털 금융 확대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상호금융업권에도 발 빠른 대응을 요구받고 있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이 3일 신협중앙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말하고 있다. /신협중앙회

김윤식 신협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핵심 키워드로 ‘변화’를 꼽았다. 김윤식 회장은 3일 신협 중앙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불확실한 시대 흐름을 타계하기 위해 변혁의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불확실하고 복잡하며 모호한 뷰카(VUCA)의 시대에는 크고 강한 조직이 아닌 빠르게 변화하고 진화된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신협, 디지털 전환 ·사업구조 변화 돌파구 찾을까 

뷰카(VUCA)는 변동성(Volatility)·불확실성(Uncertainty)·복잡성(Complexity)·모호성(Ambiguity)의 영문 앞 글자를 조합한 약자로, 급변하는 경제 상황과 변동적이며 불확실하고 모호한 사회 환경을 의미한다. 

이어 김 회장은 “조합과 조합원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One Union(하나의 신협)’으로 신협의 공동유대 칸막이를 낮추고 주거래 조합 앱으로 모든 신협 이용이 가능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김윤식 회장은 “과거 60여 년간 지속된 ‘관리중심 조직’을 ‘사업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조합의 여신업무와 연계할 수 있는 수익성이 높고 미래 먹거리를 중심으로 부상한 대체투자 중심의 IB 부문을 대폭 확대해 신협 산업 전체에 시너지를 일으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해외 유가증권팀’을 신설하고 ‘실물 투자팀’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과연 김 회장이 경자년 새해, 신협의 변화와 재도약을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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