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제조사 한솔제지의 최고 경영자가 7년만에 교체 됐다. / 한솔제지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1위 제조사 한솔제지의 최고 경영자가 7년만에 교체 됐다. / 한솔제지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한솔제지가 7년 만에 새 사령탑을 맞아 업계 관심이 뜨겁다. ‘탈페이퍼’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서 국내 1위 제지사의 키를 잡게 된 ‘제지통’ 한철규 신임 대표가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전임 이상훈 대표의 높은 벽… 2조 매출 넘나

국내 1위 제조업체 한솔제지의 수장이 교체됐다. 무려 7년만 이다. 7일 한솔제지에 따르면 한철규 한솔홀딩스 사업관리 태스크포스(TF) 담당 사장이 올해부터 한솔제지를 맡고 있다. 기업 상장 이전인 2013년부터 회사를 진두지휘해 온 이상훈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한 신임 대표는 33년간 회사의 녹을 먹은 ‘한솔맨’이다. 지난 1986년 전주제지(한솔제지의 전신)에 입사 후 한솔제지와 한솔그룹에서만 근무해 왔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 수장에 오른 한 대표는 조동길 한솔홀딩스 회장, 이재희 한솔홀딩스 대표와 삼각편대를 구축해 한솔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한 대표는 전임 이 대표가 마련해 놓은 토대 위에 제2의 도약을 추진해야 하는 만만찮은 숙제를 안고 있다. 2015년 기업 공개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이 전 대표는 한솔제지를 글로벌 감열지 시장 1위에 등극시켰다. 2017년 연간 22만톤의 생산능력 보유했던 한솔은 독일의 쾰러와 일본의 왕자제지를 제치고 지난해 최대 생산업체(35만톤)로 올라섰다.

전임자의 공이 클수록 후임자가 안게 되는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한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분야를 망라하고 페이퍼리스 시대가 가속화되는 등 제지업계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 한 대표는 한솔제지의 2조 매출 시대를 열어야 하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이제 상장 6년차에 접어든 한솔제지는 다소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톤당 펄프가격이 80만원을 돌파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꾸준히 매출을 신장시켜 온 한솔제지는 재도약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중국 수요가 줄어 2018년 하반기부터 펄프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음에도 지난해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3분기 매출(1조4,093억)은 전년 동기(1조4,402억)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영업익과 순이익은 동기간 각각 22%, 40%씩 감소했다.

취약 부문으로 지적되는 건전성 회복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한솔제지의 차입금의존도는 47% 가량으로 시장 기준치를 넘고 있다. 자본 시장에서는 보통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으면 적신호로 본다. 차입금은 이자 등 각종 비용 부담을 키워 기업의 대외 신용 평가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 태림포장 인수 포기로 무산된 골판지를 대체할 새 먹거리 발굴도 허 신임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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