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교육이 일회성 요인에 힘입어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다. / 비상교육
비상교육이 일회성 요인에 힘입어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다. / 비상교육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접혀있던 비상교육의 날개가 서서히 펴질 것이란 기대감이 회사 안팎에서 돌고 있다. ‘교육 현장의 미래화’라는 비전 아래 집중했던 온라인의 부진으로 인해 뒷걸음질쳤던 회사 실적이 3년 만에 반등하면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난 신호란 해석을 낳고 있다. 하지만 이번 호실적은 원가율 개선에 따른 일회적 요인이 강해 시기상조란 지적이 나온다.

◇ 커지는 턴어라운드 기대감, 알고 보니…

내리막길을 걷던 비상교육이 방향 전환에 성공했다. 수익 하락으로 고심하던 비상교육이 3년 만에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11일 비상교육이 공시한 지난해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1,994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신장됐다. 특히 같은 기간 영업실적(219억)이 두 배 가량 뛰면서 한 시름 놓게 됐다. 지난해 비상교육은 영업익이 급감하면서 100억대가 무너질 위기에 놓여 있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보다 380% 상승하면서 주주 등 자본 시장 일각에서는 턴어라운드 맞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영업익 상승과 함께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 언저리에 접근해 주주들 사이에서 들뜬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공시 다음날인 12일 비상교육 주가가 소폭 상승한 것도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비상교육이 변곡점을 맞았다고 보기에는 성급하다는 신중한 반응도 나온다. 비상교육의 지난해 호실적은 다분히 일회적 요인이 반영된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비상교육에 따르면 일부 출판 제품가격이 조정돼 금액이 재정산 됐고, 해당 금액이 매출로 인식된 게 손익구도가 변동된 원인이다. 비상교육 관계자는 “교과서와 교제 발행 부문에 있어 원가율이 조정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 비상교육은 교육출판 부문을 제외한 주요 사업이 답보 상태에 빠져 있는 처지다. 각각 중학생과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플러’와 ‘비상플러스러닝’ 등 오프라인학원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21억원)은 전년 보다 소폭 하락했고, 영업익은 동률(4억원)을 이뤘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윙스’, ‘누뿔’ 등에서는 111억원이 손실이 났다.

무엇보다 온라인의 부진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비상교육은 2017년 초등 온라인학습 1위 업체인 와이즈캠프(비상엠러닝)를 인수하며 ‘교육 현장의 미래화’를 추진해 왔다.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는 비상엠러닝 외에도 비상교육은 자체적으로 중학생 대상의 ‘수박씨닷컴’을 운영할 만큼 온라인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난 지난해 3분기까지 온라인교육 사업에서만 49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단발성 호재에 기대 당장의 수치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수익성이 저점에 머물러 있어 근심을 키우고 있다. 실적 하락과 함께 20%대가 무너진 비상교육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1%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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