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는 마지막 순간에 가장 위험” 등 강도 높은 표현 사용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낭독 기자회견을 끝내고 취재진들에게 서신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낭독 기자회견을 끝내고 취재진들에게 서신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친필 편지를 공개하고 현실정치 개입 의사를 밝히자 5일 북한은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위험한 마녀’라고 비난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마녀의 옥중주술과 그 위험성’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래통합당, 우리공화당, 자유통일당 등 야권 일각의 통합 움직임을 거론하며 “감옥에 갇혀있는 마녀-박근혜의 지령에 따른 것”이라며 “독사는 쉽게 죽지 않는다더니 역시 박근혜는 감옥 안에 있을지언정 위험한 마녀”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집권기일도 다 못 채우고 남조선정치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 돼 감옥에 처박히고서도 순순히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면 그것은 벌써 박근혜가 아니다”라며 “모름지기 이 시각도 감옥 안에 웅크리고 앉아 귀신을 불러 주문을 외우는 점쟁이마냥 하늘이 무너져라고, 초불(촛불)세력이 몽땅 망하라고 저주와 악담을 퍼붓고 있을 것이며, 그를 위한 온갖 음모도 꾸미고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독사는 마지막 순간에 가장 위험하다고 하였다”며 “모든 사실들로 미루어보아 지난 시기 ‘노력하면 우주가 도와준다’는 기막힌 주장을 거듭하여 세상사람들을 아연케 하였던 박근혜가 오늘은 ‘노력하면 우주가 초불세력을 벌하고 보수재집권을 도와준다’는 광신도적인 믿음에 꽉 포로되어 있는 듯 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5년 5월 제93회 어린이날을 맞아 청와대에서 열린 ‘어린이날 꿈 나들이’ 행사에서 대통령이 꿈이라는 학생의 말에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 그리고 꿈이 이뤄진다”고 말한 것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메아리는 “이러한 마녀의 주술에 따라 그 추종자들이 지금 입에 거품을 물고 초불정권 전복과 보수의 재집권을 위한 전면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일 유영하 변호사는 국회 정론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친필 편지를 공개했다. 박 전 대통령이 친필 편지를 공개한 것은 지난 2017년 3월 31일 구속 수감된 이후 처음이다. “국민 여러분 박근혜입니다”로 시작하는 편지에서 박 전 대통령은 “나라가 매우 어렵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옥중서신’을 통해 사실상 총선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지 3년에 가까운 시점이라, 현실정치 개입을 통해 자신의 ‘석방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의 편지 공개 이후, 통합당과 자유공화당 모두 보수통합에 시동을 걸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한편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의 편지 공개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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