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친애저축은행이 박윤호 JT저축은행 상근감사위원을 차기 최고경영자 후보로 깜짝 발탁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달 말 임기 만료를 맞은 주요 저축은행 CEO들의 거취가 속속 결정되고 있다.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기존 대표이사의 연임을 결정한 가운데 JT친애저축은행이 ‘깜짝 CEO 교체’를 결정했다. 박윤호 JT저축은행 상근감사위원이 차기 최고경영자로 발탁된 것이다.

◇ ‘관 출신’ 박윤호 상근감사위원 깜짝 선임  

JT친애저축은행은 2012년 출범 이래 윤병묵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왔다. 윤 대표는 경영 실적을 바탕으로 여러 차례 연임을 거쳐 8년간 장기 집권해왔다. 업계에선 작년에도 실적이 준수했던 만큼 그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JT친애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7% 늘어났다. 

그러나 JT친애저축은행은 최근 업계의 예상을 깨고 지난달 대표이사 교체를 깜짝 결정했다. JT친애저축은행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달 25일 박윤호 상근감사위원을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고 지난 3일 공시했다. 박 대표이사 내정자는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박 내정자는 1952년생으로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을 거친 인사다. 금융감독원에선 총무국장, 감독총괄국장, 총괄조정국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이후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 상근감사와 하나UBS자산운용 부사장 등을 지냈다. 

JT친애저축은행과는 2012년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처음 연을 맺었다. 이후 2013년 JT친애저축은행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되며 6년간 직을 수행했다. 지난해에는 같은 J트러스그룹 산하 계열사인 JT저축은행 상근감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JT친애저축은행 측은 대표이사 추천 이유에 대해 “박 후보자는 6년여 간 JT친애저축은행의 전반적인 리스크를 개선시켜 나가는데 큰 기여를 했으며, 이러한 역량을 인정받아 계열사인 JT저축은행에서도 상근감사위원직을 맡아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행 등 수년간 금융업계에 재직하면서 직무수행에 필요한 금융, 경제, 경영 등 관련 분야에 대한 충분한 실무경험과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며 공익성 및 건전 경영에 노력할 수 있는 인사로서 충분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 장기 집권 체제 깨고 세대교체 추진 

다만 업계에선 깜짝 인사에 배경에 대해 세대교체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표이사 체제로 오랫동안 이어온 만큼,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박 내정자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는 분위기다. 상근감사로서 일하며 JT친애저축은행 내부 상황에 대해서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평가되지만, 관 출신인데다 업계 CEO로서 경영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리더십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다만 리스크 관리 부문에 있어선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관 출신이라고 해서 업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진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상근감사직을 맡으며 업 상황과 내부 상황에 대해 파악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섣불리 뭐라 평가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다.  

저축은행 업황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차기 대표이사의 어깨는 무거울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와 규제 강화로 가뜩이나 업황 전망이 안 좋은데 최근엔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졌다”며 “올해는 저축은행사들이 다른 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사업 안정화를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가 업황 악화 상황 속에서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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