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구속을 면하게 됐다. /뉴시스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구속을 면하게 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검찰이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했던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구속이란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됐다. 하지만 그를 향한 책임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웅열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일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웅열 전 회장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성분 허위표기 및 상장사기 관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이웅열 전 회장을 소환해 조사한 데 이어 지난달 2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당초 이웅열 전 회장의 영장실질심사는 지난달 29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웅열 전 회장 측의 연기 요청으로 지난달 30일 열렸다. 이웅열 전 회장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김현석 변호사를 선임하며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이웅열 전 회장은 구속을 피하게 됐다. 김동현 부장판사는 “이웅열 전 회장 및 다른 임직원들이 인보사 2액세포의 정확한 성격을 인지하게 된 경위 및 시점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검찰의 인보사 사태 관련 수사는 최종단계에서 난항을 마주하게 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코오롱생명과학 의학팀장 등 3명을 구속기소한 데 이어 지난 2월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도 구속기소한 바 있다. 그러나 최종 책임자로 지목한 이웅열 전 회장의 구속영장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웅열 전 회장은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검찰은 이웅열 전 회장에 대한 수사를 보강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끝내 구속을 모면한다 해도 재판에 부쳐지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웅열 전 회장을 둘러싼 책임론과 세간의 불편한 시선도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피해자들의 집단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추가 피해 의혹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이웅열 전 회장이 “청년으로 돌아가겠다”며 돌연 은퇴를 선언했던 2018년 11월 이후 인보사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책임을 피하기 위한 은퇴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이웅열 전 회장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인보사를 믿고 구매한 환자들에게 하실 말씀이 없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짧은 답변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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