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WTO 사무총장 선거 지원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막판 유세를 위해 13일 출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 본부장 지원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을 밝혔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WTO 사무총장 선거 지원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막판 유세를 위해 13일 출국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 유 본부장의 WTO 사무총장 선거지원회의를 개최하고 총력 지원 방침을 밝혔다.

유 본부장은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19일부터 27일까지 진행하는 WTO 사무총장 선출 최종 3차 라운드 '회원국 간 협의' 절차를 앞두고 막판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다. 유 본부장은 WTO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를 비롯해 유럽 주요국을 방문해 각국 장관급 인사와 WTO 회원국 대사들과 면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유 본부장이 차기 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해 유럽을 찾은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1, 2차 라운드와 달리 이번에는 2명의 후보자만 남아 기존과 완전히 다른 판도가 형성됐고,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WTO 사무총장 선거는 총 8명의 후보자가 1~2라운드를 거치며 6명이 탈락했으며, 최종 라운드에서 유 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나이지리아 전 재무장관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WTO는 2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최종 선호도 조사를 하고, 사무총장 선출시한인 11월 7일 전까지 컨센서스(의견일치)를 도출해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선거가 막바지에 이른 만큼 청와대도 총력 지원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12일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 동안 회의를 주재하고 “남은 기간 동안 정상외교를 통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유 본부장을 비롯해 정세균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성윤모 산업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유 본부장은 “선거 시작 시점부터 문 대통령이 적극 지원해준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10월 19일부터 27일까지가 최종 라운드 기간인데 지역별 고른 득표를 하고 WTO 모든 회원국들의 지지를 받는 사무총장이 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지지교섭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보고했다.

강 대변인은 “WTO 선거는 표를 많이 얻어야만 이기는 것이 아니라 회원국의 비토(veto) 여부가 중요하다”며 “다득점은 기본이고 실점까지 하지 않아야 승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회의에서 정 총리는 “쉽지 않은 선거에서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한 것은 문 대통령의 지원과 후보자 본인의 노력이 결합한 결과였다”면서 “짧은 시간 성과를 내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남은 기간 동안 저 또한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

강 장관은 “통상 분야나 현안 이슈, 디테일 능력에서 우리 후보가 단연 빛나는 상황”이라며 “짧은 시간 집중적 캠페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출발 시에는 우리 후보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열세였으나 선거기간 치고 올라가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통상 전문가이기도 한 김현종 2차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다자무역을 복원할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한 뒤 “유 본부장이 WTO를 개혁할 적임자임을 계속 강조해나가자”며 “남은 기간 동안 정상 외교를 통한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친서 외교, 정상 통화를 통해 최대한 유 본부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정 총리를 향해 “총리께서도 총리외교에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하면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에게도 총리 시절 방문한 나라에 대해 외교적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리자”고 제의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최종 후보 2명을 뽑은 제2라운드 종료일(6일)을 하루 앞둔 날까지도 총 35개국 정상들에게 유 본부장 지지를 위한 서한을 보냈다. 지난달 28일과 이달 1일, 5일에는  러시아·독일·브라질 정상들과 연달아 통화를 하며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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