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를 위한 단식 농성을 이어오던 중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된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단식을 중단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단식 23일째 건강이 악화돼 병원으로 이송된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단식 농성을 중단했다. 다만 강 원내대표는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병상 메시지를 전했다.

강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병원에 누워서 이런 글을 전하게 돼서 미안하고 면목이 없다”며 “누운 병상은 가시방석이 깔려있는 것 같고 머릿속에는 법안의 쟁점들만 떠돌아다니는데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사지가 원망스럽기조차 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정의당원께 드리는 글’이라는 메시지는 김종철 정의당 대표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됐다.

그는 “부지불식간 병원에 실려 와서 수액을 투여받고 말았다. 아침에는 병원에서 제공된 미음을 앞에 두고 지난 23일간의 단식농성 순간들이 떠올라 차마 숟가락을 집어들 수가 없었다”며 “하지만 단식과 농성은 별개의 문제라는 협박과 유혹에 미음도 한 숟가락 떠 넣고 말았다. 제가 먼저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여드려서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건강 상태가 악화되면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결국 의료진 권유에 의해 단식 농성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브리핑을 통해 “오늘부터 강 원내대표는 단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건강이 회복 되는 대로 강 원내대표는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며 중대재해법 제정이 이번 임시 국회 내 이뤄지도록 의정활동 또한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안화력발전소 피해자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고(故)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 한빛센터 이사장 등 유가족들의 단식은 이어지고 있다. 정 수석대변인은 “김미숙, 이용관님과 이상진 집행위원장께서는 오늘(3일)도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며 “세 분의 건강 상태 또한 의료진의 우려가 크다. 그럼에도 중대재해법 제정 취지가 훼손됨 없이 법 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절박한 의지로 고통을 이겨가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에 강 원내대표는 “지금도 국회에서 농성장을 지키고 계실 김미숙 어머님, 이용관 아버님, 이상진 집행위원장님께 너무나 송구스럽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용균이 없는 용균이 법 같은 거 다시는 절대로 만들지 말자던 어머님의 절규를 이렇게 밖에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아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한빛이 제기했던 일터 괴롭힘이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아버님의 피 울음 섞인 목소리가 쟁쟁한데, 제가 여기서 이러고 있어서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단식을 멈추게 됐지만, 산재를 없애는 것을 소명으로 삼고 정치하겠다는 저의 결심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지켜봐 달라”며 “지금 국회 앞 차디찬 바닥에서 여전히 단식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용균의 어미니 김미숙님, 이한빛의 아버지 이용관님, 운동본부 이상진 집행위원장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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