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회사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샘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가구업계 1위사인 한샘이 새 주인을 맞이할 전망이다.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이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보유 지분과 경영권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 한샘, 창사 50년만에 새 주인 맞나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한샘은 최대주주 조창걸 명예회장 외 특수관계인 7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과 회사 경영권을 IMM PE에 양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양해각서에는 △실사 진행 △매수인에 대한 독점적 협상권 부여 △상호 비밀 유지 의무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한샘 측은 “양해각서 체결 후, 실사 및 구체적인 거래 조건에 대한 협상을 통해 주식양수도 계약의 최종 내용이 결정될 예정”이라며 “주식양수도 계약의 체결 여부는 추후 진행과정에 따라 공시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주식 양수도 계약이 체결될 경우 주식 매수인은 IMM프라이빗에쿼티 주식회사가 설립할 투자 목적회사로 변경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한샘은 창사 50년 만에 처음으로 주인이 바뀌게 됐다. 한샘은 조창걸 명예회장은 1970년 설립한 국내 1세대 가구업체다. 현재 국내 인테리어와 가구업계에서 압도적인 시장 입지를 구축한 곳이다.  

이번 매각 추진 소식은 지난 13일에야 외부에 알려졌다. 이날 투자업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최대주주 지분 약 30%를 매각하기로 하고 인수후보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체적인 협상 매각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할 경우, 1조5,000~ 1조7,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보내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2년 전에도 매각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칼라일 등 거대 사모투자전문사(PEF)와 매각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결국 매각가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매각은 무산됐다. 

조 명예회장이 경영권 매각에 나선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우선, 경영을 승계할 마땅한 후계자가 없어 매각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한샘은 조창걸 명예회장은 1970년 설립한 업체로 현재 국내 인테리어와 가구업계에서 압도적인 시장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샘

조 명예회장은 1939년생으로 올해 82세다. 그는 1994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줄곧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있다. 조 명예회장의 자녀들은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조 명예회장은 슬하에 1남 3녀를 뒀지만, 장남인 조원찬 씨는 2012년 세상을 떠났다. 세 딸은 한샘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회사를 물려줄 마땅한 후계가가 없는 형편이다 보니,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게 투자업계의 분석이다.

◇ 후계자 부재·높아진 기업가치, 매각결단에 영향 미친 듯

여기에 회사의 기업가치가 높아졌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인테리어 가구 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잇다. 한샘의 지난해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인 2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931억원으로 전년 대비 67.1% 증가했다. 이에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적기라고 보고, 매각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샘 주가는 14일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샘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4.68% 오른 14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샘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2018년 하반기 스타일 패키지 론칭과 안정기를 거쳐 리하우스 중심의 성장세를 고려한다면 대주주 변동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한샘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이 지분을 인수한다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한샘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목표주가 16만원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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