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선 비와이엔블랙야크 회장이 실적 개선을 놓고 고심이 깊어갈 전망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강태선 비와이엔블랙야크 회장이 심란한 상황에 놓였다. 수년째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회사 부진까지 겹쳐 이래저래 고민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 매출 줄고 수익성 부진 지속… 적자 자회사도 고민    

비와이엔블랙야크(이하 블랙야크)는 레저스포츠 용품을 판매하는 국내 주요 아웃도어 업체 중 한 곳이다. 지난해 회사의 상호를 블랙야크에서 비와이엔블랙야크로 변경한 바 있다. 

창업자인 강태선 회장은 아웃도어 업계의 대표적인 자수성가 사업가다. 그는 1973년 종로5가에 10평 규모 공장과 3평 짜리 사무실을 얻어 동진사를 설립, 등산용품 사업을 시작했다. 사실상 맨손으로 사업을 시작한 그는 현재의 블랙야크를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로 키워냈다. 

그런데 업계 호황기를 타고 2010년대 중반까지 성장세를 이어오던 블랙야크는 최근 몇 년간 실적이 신통치 못한 모양새다. 2015년까지만 해도 매출이 5,000억원대 달했지만, 최근 몇 년간 하락세가 이어지더니 지난해엔 매출액이 3,000억원대 선까지 무너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블랙야크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은 2,864억원으로 전년대비 8.6% 감소했다. 

수익성도 최근 몇 년간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블랙야크는 2013년경만 해도 영업이익이 1,105억원에 달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매출이 감소세를 보임과 동시에 이익 규모도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9년에는 적자 적환한 실적을 냈다. 블랙야크는 2019년 별도기준으로 3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엔 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실적 자체가 크게 반등세를 보였다고 평가하긴 어려운 모양새다. 매출액 자체는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지난해 원가 절감 및 판매관리비 감축에 애쓴 덕에 적자 실적을 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7조원대에 달했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018년 2조원대 규모로 쪼그라든 뒤, 몇 년간 침체기를 이어왔다. 이에 블랙야크는 해외시장 발굴, 신사업 진출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자 비지땀을 흘려왔다. 하지만 뚜렷한 사업적 성과가 부각되진 않는 모양새다. 

여기에 자회사인 나우인터내셔날은 수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강 회장의 한숨을 깊게 하고 있다. 나우인터내셔날은 미국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강 회장의 장남인 강준석 전무가 2013년부터 인수를 주도적으로 추진해 2014년 말 인수를 마무리 지은 바 있다. 블랙야크는 2015년 초 나우 인수 소식을 밝히며, 글로벌 아웃도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인수 후 나우인터내셔날은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나우인터내셔날은 블랙야크가 인수한 이래, 매년 수십억원 규모의 적자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에도 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매출도 아직까진 미미한 수준이다. 작년 매출액은 18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 동기(34억원) 보다 47% 감소한 수준이다. 블랙야크는 나우인터내셔날의 지분 58.33%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종속 자회사의 부진은 블랙야크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블랙야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8년부터 적자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연결기준으로 2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별도기준 실적은 겨우 흑자를 냈지만 연결 실적은 적자를 면치 못한 셈이다. 

그럼에도 블랙야크는 친환경 가치를 담은 나우의 성장성에 여전히 기대감을 보내고 있는 분위기다. 과연 강 회장이 최근 몇 년간의 부진을 딛고 올해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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