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실무 협상이 개시된 지 한 달이 됐지만, 여전히 논의가 공전 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양측은 이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는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을 둘러싼 신경전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실무 협상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논의가 공전을 거듭하면서다. 양측은 서로를 탓하며 책임을 돌리고 있다.

22일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양측은 여전히 합당에 평행선을 달리는 모양새다. 성일종 국민의힘 실무협상단장과 권은희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장은 전날(21일) 만남을 가졌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정례 회의에서도 이들은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지지부진한 논의가 이어지면서 양측의 신경전도 첨예해지는 양상이다. 공전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고 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이 합당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우는 반면, 국민의힘은 ‘지분을 요구하지 않겠다’던 국민의당의 지분 요구가 노골적이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의 ‘요구’에 따라 이미 모든 제안을 내놓았다는 설명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전날(21일) 대구 동산병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모든 안을 만들었다. 국민의힘에서는 어떤 안도 제시하지 않고 저희들에게 안을 만들라고 해서 2주간 걸쳐 양당 당헌, 정강‧정책을 모두 비교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좋겠다는 것을 모두 정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량이 거의 책 한 권 정도가 된다. 그걸 지난주에 넘겼는데 어제(20일) 일주일 만에 회동을 할 때 별다른 답을 듣지 못했다”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국민의힘에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에서 과연 의지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안 대표의 이같은 발언이 지극히 ‘대외용’이라는 입장이다. 실무 협상에서는 사실상 자신들의 지분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고, 그로 인해 논의에 진전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합당 초기부터 불거진 ‘당명 변경’ 사안은 물론, 야권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개방형 플랫폼 신설’ 등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으로선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당장 국민의힘의 불만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의 ‘합당 의지’ 발언에 대해 “안 대표께서 도대체 국민의당 실무 협상단에게 어떤 보고를 받고 계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합당 시 지분 요구 안 하겠다’는 본인 말씀과 맞는 협상안을 실무 협상단에게 제시하고 있는지 확인해 달라”며 “지도자의 대외용 발언과 실무협상단의 발언의 간극이 크니 협상이 공전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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