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의결하면서 야권 빅텐트 세우기에 소매를 걷어붙인 모양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의결하면서 범야권 빅텐트 세우기에 본격 돌입한 모양새다. 홍 의원의 복당을 통해 외부 대권 주자들의 영입도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실질적인 난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이같은 구상이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24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홍 의원의 복당을 의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홍 의원의 복당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던지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최고위원들도 반대를 표하지 않고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꾸준히 복당의 뜻을 전했던 홍 의원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맏아들이 돌아온 셈”이라며 환영했다. 오는 29일 대국민 보고회를 기점으로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설 것도 시사했다. 그는 “국민들이 지금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8,140명을 대상으로 한 인덱스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대선 열차가 빨라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의 복당이 ‘야권 빅텐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 의원의 복당으로 보수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한 데다, 대선 경선 흥행도 보장됐다는 것이다. 홍 의원으로서도 이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홍준표 의원의 복당은 정상화 첫 번째 과정”이라며 “이준석 대표가 ‘경선버스’를 출발하기 위한 단계적 수순을 정확하게 밟고있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의 복당이 외부 인사들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뉴시스

◇ ′빅텐트′ 걸림돌 곳곳에

이같은 상황이 외부 인사들의 입당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홍 의원이 국민의힘 내부 인사 중 지지율이 가장 높은 상황에서 당 차원의 ‘후보 관리’에 들어간다면 외부 인사들에겐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대표 역시 이를 고리로 외부 인사들을 압박하고 나서는 모양새다. 그는 앞서 “당밖 대선주자가 하루빨리 입당하시는 것이 좋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만나며 당내 후보 띄우기를 본격화했다. 홍 의원에 대해서도 요청이 온다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사실상 외부 인사들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셈이다.

하지만 이 과정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당장 홍 의원의 ‘막말 이미지’가 최대 리스크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홍 의원은 연일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직설’을 날리며 비판의 대상 됐다. 홍 의원은 이날도 윤 전 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등에 대해 거침없는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야권 통합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셈이다.

국민의당과 통합도 난제다. 앞서 합당 논의의 첫 삽을 뜨면서 순풍을 타는 듯했으나, 여전히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사무처 노조는 국민의당을 향해 ‘물 먹인 소’라며 비난했다. 합당을 전제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민의당은 ‘단가 후려치기’라며 반발했다. 

이렇다 보니 오히려 야권 빅텐트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외부 인사들로서는 당이 안정화 되지 않는 경우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홍 의원이 들어오고, 국민의당과 통합을 이루고 잡음이 없다면 자연스럽게 윤석열, 최재형도 이쪽 레이스에 참여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그 과정에서 파열음이 나거나 잡음이 나면 바깥에서 수수방관하며 관망하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