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세대 교체 바람'에 들썩이고 있다. 기존 강자였던 화웨이는 미국의 무역제재로 인해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샤오미는 화웨이가 가지고 있던 파이를 차지하면서 삼성전자, 애플 등 기존의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중국의 스마트폰 업계가 ‘세대 교체’ 바람으로 술렁이고 있다. 기존 중국 IT업계의 절대 강자였던 화웨이가 미국의 무역제재로 인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샤오미가 새롭게 왕좌를 이어받으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는 상황이다.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6일 화웨이는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3,204억 위안(한화 약 56조 6,5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9.4%나 감소한 수치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3분기 연속 매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화웨이의 2분기 순이익률도 9.8% 1분기 대비 11.1%보다 1.3%p 줄었다.

특히 화웨이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스마트폰 사업부 부문 실적도 크게 추락했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화웨이 소비자 부문 사업 매출은 1,357억 위안(한화 23조9,904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47% 감소한 수치다. 5G통신 산업 부문이 포함된 네트워크 장비 및 인터넷 기술 부문 매출도 14.2%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에릭 쉬 순환 회장도 “우리의 목표는 생존하는 것이며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밝혀 화웨이가 미국의 무역제재로 인해 현재 위기 상황에 봉착한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다만 에릭 쉬 순환 회장은 “외부 요인으로 인해 소비자 사업 매출 등이 감소했지만 우리의 이동통신사 및 기업 사업은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반면 화웨이가 흔들리는 틈을 타 ‘샤오미’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말 그대로 ‘왕위를 계승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2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중국, 동남아 유럽 등 국가에서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샤오미는 약 5,300만대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과 1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체 1위를 기록한 삼성전자(5,790만대/점유율 18%)와의 차이를 크게 좁힌 것이다.

또한 샤오미는 유럽 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약진을 보여주며  애플과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샤오미는 2분기 유럽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에서 25.3%를 기록하며 모든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각 12.0%, 9.6%로 샤오미에 크게 뒤쳐졌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 보리스 메토디예프 부국장은 “올해 상반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침체를 겪었던 이후, 코로나19 피해 회복에 힘입어 우수한 분기를 보냈다”며 “이번 분기에서 눈여겨볼 점은 샤오미가 스마트폰 출하량 1위 공급 업체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샤오미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스페인 등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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