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bhc가 치킨 판매가를 인상하며 근거로 ‘가맹점 수익성 개선’을 내세웠다. 가맹점주들의 늘어난 비용 부담과 수익성 악화를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힌 만큼, 치킨 가격 인상이 가맹점 수익 개선의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픽사베이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국내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bhc가 치킨 판매가를 인상한 가운데, 인상의 근거로 ‘가맹점 수익성 개선’을 내세웠다. 이들은 가맹점주들의 늘어난 비용 부담과 수익성 악화를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힌 만큼, 치킨 가격 인상이 가맹점 수익 개선의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인건비‧임대료↑,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가격인상의 주 요인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는 지난달 22일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7년 만에 인상을 결정한 교촌은 최근 신제품을 제외하고 품목별로 500원에서 2,000원 사이로 인상하며, 인상률은 평균 8.1%라고 설명했다. 

교촌에 이어 bhc치킨(이하 bhc)도 지난 13일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출시한 메뉴 5종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20일부터 1,000원에서 2,000원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bhc는 2013년 독자경영에 돌입한 후 첫 가격인상이라고 전했다.

두 회사는 가격 인상 결정의 근거로 ‘가맹점 수익성 개선’을 들었다. 다년간 누적된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배달앱 등 각종 수수료 부담으로 가맹점 수익이 악화됐고, 이에 따라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협의회와 인상 여부를 논의한 끝에 내린 결정이란 게 공통된 입장이다.

인건비 부담은 최저임금이 상승하면서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시급은 2017년 6,470원에서 올해 8,720원으로 해당 기간 34.7% 가량 인상됐다. 배달앱 주문 중개수수료는 플랫폼에 따라 판매비용의 10% 내외로 형성돼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배달료의 경우 △라이더 확보 경쟁 △단건 배달 도입 등 배달 대행업체들 간 열띤 경쟁 속에서 지속 상승세를 보이는 형국이다. 여기에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돼 왔다.  

교촌은 이번에 인상한 액수만큼 가맹점 수익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에 대한 출고가를 동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교촌 측 설명이다. 가맹점은 가맹본부(본사)로부터 절단육·부분육(육계) 등 원재료와 파우더‧기름·소스 등 부재료를 공급받고 있다. 여기에 치킨무, 음료수, 포장박스, 일회용 수저 등도 제공받는다. 교촌 측은 이러한 공급품의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맹점 수익 보전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교촌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가맹점 상황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수익 정도를) 정확히 말할 순 없다”면서도 “다만 본사는 원자재 출고가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가격인상 분은 가맹점의 낮아진 이익률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bhc 측은 가격 인상과 함께 일부 원부자재 공급 가격을 올리기로 했지만 다른 방식으로 가맹점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bhc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원재료 값이 상승된 일부 품목에 한해서 원·부자재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며 “협력업체에서도 가격은 인상되기 때문에 협력업체 수익 보장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다수 보도에 따르면 인상품목은 치킨무·해바라기유·양념소스 등 50여종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상 외 가맹점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으로 신 메뉴 개발을 내세웠다. 신 메뉴 개발 및 출시로 고객유입을 늘려 매장 수익을 키우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여기에 가맹점주 수익 20~30% 개선을 목표로 튀김기 등 매장 내 집기나, 가맹점 점포 크기를 확장하는 부분에서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hc 관계자는 “지난 8년 동안 가격을 동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매년 2개씩 개발, 출시한 신 메뉴가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라며 “신 메뉴 출시가 고객유입률 상승과 연결되는 만큼, 메뉴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BBQ‧교촌, 자체 주문앱 강화… 가맹점 수익성 개선 ‘행보’ 

교촌에 이어 bhc가 인상 대열에 합류한 가운데, 제너시스BBQ(이하 BBQ)는 가격을 유지한다고 15일 밝혔다. BBQ는 가격인상을 고려하기 이전에 주문앱 이용률을 높여 수익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BBQ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업계 내 연이은 가격 인상이 가맹점주들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것이란 점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며 “다만 BBQ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았다. 자사 주문앱 이용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맹잠주들의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BBQ를 비롯해 교촌 역시 주문앱을 활용해 수익 개선을 꾀하고 있다. 이들은 자사 주문앱으로 판매된 제품은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BBQ 관계자는 “애초 주문앱 출시는 타 배달앱 주문 수수료 부담을 덜고자 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촌 관계자 또한 “수수료를 받지 않고, 앱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 역시 본사가 부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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