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제20대 대선 패배의 극복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의 인선을 끝낸 가운데 파격적인 인선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13일 전체 8명의 비대위원 중 절반이 2030으로 꾸려진 명단을 발표했다. 공동 비대위원장에는 ‘n번방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의 박지현 디지털성폭력 근절특위 위원장이 임명됐고, 젊은 원외 인사들이 대폭 전면에 배치된 구성이다.

윤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사회 각층에서 국민의 목소리들을 전달해온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원외인사 다섯 분과 당내에서 다양한 가치들을 대변해온 당 소속 국회의원 2명을 포괄해 청년, 여성, 민생, 통합의 원칙으로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했다”며 “특히 전체 비대위원의 절반을 2030세대로 선임했다”고 전했다.

이어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N번방’의 실체를 밝히고, 여성 혐오에 맞서온 박지현 선대위 디지털성폭력근절특위 위원장께서 담당해주시기로 했다”며 “청년을 대표하는 결단과 행동이야말로 지금 저희 민주당에게 필요한 더없이 소중한 정신이자 가치”라고 밝혔다. 지난 대선 막바지에서 2030 여성의 표를 견인해온 박 위원장의 역할을 높이 산 인선으로 해석된다.

또한 “광주선대위 공동위원장을 역임한 청년 창업가 김태진 동네줌인 대표, 청년주거복지 문제를 다뤄온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의 권지웅 이사, 재벌개혁 논의에 앞장서 왔던 채이배 전 의원, 부산지역 원외 지역위원장과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을 역임한 배재정 전 의원께서도 비대위에 동참해주셨다”며 “당내에서 꾸준히 혁신의 목소리를 내오신 조응천 의원,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과제에 천착해오신 이소영 의원 역시 비대위원에 합류해주셨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록 대선에서 저희가 패배했지만, 이는 끝이 아닌 더 새로운 민주당, 더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어 달라는 채찍으로 알겠다”며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내고, 벽을 만나면 문을 만든다는 각오로 민주당의 쇄신을 선도하겠다. 절실하게, 간절하게 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선이 2030에 집중되고 3선 이상의 중량급 원내 인사나 사회적 명망가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당 내에서도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지만, 윤호중 비대위원장 체제 자체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수진(동작을) 의원은 “단 하루의 고민으로 대선 패배의 책임자 중 한 명인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비대위를 맡겨선 안 된다. 이는 지방선거마저 미리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한 바 있고, 정춘숙 의원도 “대선 패배의 책임을 함께 질 수밖에 없는 공동선대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것은 극히 비상식적”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따라 이재명 상임위원의 역할론까지 들고 나오는 의원들도 있다. 김두관 의원은 이재명 비대위 출범을 위한 서명운동까지 벌이면서 “1만 지방선거 출마자를 대신해서 요구한다. 윤호중은 비대위원장을 사퇴하고 이재명은 지방선거를 이끌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상임위원이 조기 복귀하는 것이 본인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전망이 더 많은 만큼 이 상임위원이 비대위에 합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재명 비대위원장’은 너무 가혹한 얘기다”며 “무슨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렵다. 다시 일어설 기운을 낼 시간마저 뺏는 모질고 명분 없는 주장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자중을 요구했다.

안민석 의원 또한 “대선 패배 후 도올 선생님을 뵈었는데 ‘민주당의 귀한 자산이 된 이재명을 당장의 불쏘시개로 쓰지 말고 아껴야 한다’고 하셨다”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이 상임고문의 역할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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