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제약이 3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실적 부진에 빠진 가운데, 오너일가 조원기 회장과 조성환 부회장은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조아제약이 3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실적 부진에 빠진 가운데, 오너일가 조원기 회장과 조성환 부회장은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스닥 상장 제약사 조아제약이 지난해에도 적자 실적을 면치 못했을 뿐 아니라 그 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이런 가운데, 조원기 회장과 조성환 부회장 등 오너일가는 이사회 출석을 외면하며 시대흐름을 역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부진한 실적 및 이사회 외면 실태가 좀처럼 달라지지 않으면서 오너일가의 개선 의지를 향한 물음표가 커지고 있다.

◇ 3년 연속 적자 확대됐는데… 오너일가 성실경영에 ‘물음표’

코스닥 상장사이자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으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조아제약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575억원에 그치며 2020년 대비 11.9% 감소했다. 점진적인 성장세 속에 2018년을 기해 600억원대로 올라섰던 매출액이 다시 500억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익성이다. 조아제약은 지난해 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행진을 끊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적자규모도 눈에 띄게 불어난 모습이다. 조아제약은 2019년 3억6,000여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데 이어 2020년에도 17억원의 영업손실을 남긴 바 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원인에 대해 조아제약은 코로나19 사태를 꼽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병원과 약국을 찾는 일반 환자 및 소비자들이 줄어들면서 실적이 위축됐다는 것이다. 특히 조아제약은 약국을 통해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 및 일반의약품의 비중이 높고, 약국 프랜차이즈 메디팜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보니 타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조아제약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반등을 도모해야 할 오너일가 경영자들은 불성실한 이사회 출석 실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조아제약은 현재 4명의 사내이사를 두고 있으며, 이 중 3명은 오너일가다. 그런데 이 중 창업주인 조원기 회장은 지난해 11차례 개최된 이사회에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고, 그의 장남인 조성환 부회장 역시 딱 한 번만 출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일가 2세 차남인 조성배 사장만 10차례 출석으로 90%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이는 비단 지난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내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공개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조원기 회장은 줄곧 저조한 출석률을 이어오고 있다. 2018년 33.3%, 2019년 28.5%, 2020년과 2021년은 아예 0%다. 조성환 부회장 역시 2018년 66.6%, 2019년 28.5%, 2020년 57.1%에 이어 지난해에는 9%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조아제약 측은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사안들을 조원기 회장과 조성환 부회장 역시 공유하고 있으며, 두 사람이 각기 공장과 해외사업에 주력하다보니 이사회 출석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사내이사로서의 책임을 도외시하고, 시대흐름을 역행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등기임원인 사내이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며, 그에 따른 책임도 주어진다. 따라서 이사회 출석은 사내이사의 성실성과 충실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척도라 할 수 있다.

사내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부쩍 강조되고 있는 점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9년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 개정을 통해 사내이사의 이사회 출석 및 안건에 대한 찬반 여부를 사업보고서에 기재하도록 했다. 또한 지난 2월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기준에 이사 후보의 직전 임기 이사회 출석률이 75% 미만일 경우 반대할 수 있다는 내용을 새롭게 추가시켰다. 기존엔 사외이사에게만 적용했던 것을 사내이사로 확대 적용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경제개혁연대는 앞서 주요 대기업 총수일가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꼬집으며 “이사로서 권한만 누리고 그에 부합하는 책임은 회피하려는 것이다. 이사회에 출석할 의사가 없다면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주주와 회사를 위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쓴소리를 한 바 있다. 매년 주요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를 권고해오고 있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역시 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할 반대 의견을 표명한다.

무엇보다 조아제약은 당장 실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이사회 출석을 외면하는 오너일가의 모습은 개선 의지를 향한 물음표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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