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일로 예정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가운데)과 경쟁할 교육감 후보 선출에 보수 진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뉴시스
오는 6월 1일로 예정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가운데)과 경쟁할 교육감 후보 선출에 보수 진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오는 6월 1일 치러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유력 후보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할 보수진영 후보가 난립하면서 보수표 결집이 가능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을 지낸 이주호 전 장관이 10일 ‘존경하는 서울 시민들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배포하고 “11일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로 등록한다”며 출마 선언을 했다.

◇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 난항

이주호 전 장관은 입장문에서 “만약 이대로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가 반쪽으로 끝나 중도·보수 진영이 분열된다면 서울 시민의 열망을 꺾는 참사를 피할 수 없다”며 “반드시 ‘내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무엇보다 2차 단일화를 4월 말까지 성공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출마 의의를 전했다.

그는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한 중도·보수 후보 한 분 한 분과 소통해 제2차 후보 단일화를 성공시키겠다”며 “완전한 단일화만 된다면 우리 중에 누가 돼도 좌파 서울교육을 종식하고 시민에게 희망을 주실 수 있는 분들이라고 굳게 믿는다. 박선영 후보는 이미 통화해 함께 하기로 했고 조영달·조전혁 후보와도 소통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출마를 선언한 중도∙보수 후보로는 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협의회(교추협)에서 결정한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과 또다른 우파 성향 단체인 서울교육리디자인본부(서리본)의 공모로 출마 의사를 알린 조영달 서울대 사범대학 교수 등도 있다. 박선영 21세기교육포럼 대표는 출마 선언을 했다가 단일화 과정에서 사퇴했다. 사실상 단일화에 실패한 셈이다.

◇ 원로의 출마선언에 일제히 비난

교추협 측에서는 1일 서울교총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선영·조영달 예비후보가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으로 서울교육감 선거를 분열시키고 풀뿌리 민주주의 기초를 허물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하며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추협과 단일화 과정을 이끌어온 원로회의의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서울의 중도·보수교육감 후보 재단일화 추진을 위해 출마 의사를 밝힌 것도 이를 무시하는 명분 없는 도전”이라며 이 전 장관이 밝힌 출마 이유를 사실상 부정했다.

서리본의 조영달 후보는 “여타 후보들과 교추협은 저에게 단일화를 거부하는 이탈자 프레임을 씌워 맹비난을 퍼부었다”며 “심지어 교추협의 단일화 과정을 처음부터 배후에서 기획하고 방조했던 원로회의 기획위원인 이주호 전 장관이 스스로 출마 선언을 하는 어이없는 촌극까지 벌어졌다”고 교추협과 이 전 장관을 모두 비판했다.

앞서 한차례 사퇴 의사를 밝혔던 박선영 대표도 본인의 SNS에 “이주호 (전) 장관이 전화해 본인과 함께 재단일화에 꼭 참여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다시 단일화 과정에 뛰어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4명의 보수 후보들이 다시 단일화를 위해 경쟁을 하게 됐다.

◇ 2선 조희연 벽 넘을 수 있을까

이들 네 예비후보는 단일화를 위한 기구를 합의하는 것부터 난항일 것으로 보인다. 교추협이 첫 단일화에 실패했기 때문에 재단일화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고, 이미 한차례 단일화를 추진한 교추협에서 다른 기구의 재단일화를 인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중도·보수진영에서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 2018년 선거의 악몽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중도·보수 진영은 박선영 후보와 조영달 후보가 각각 36.2%, 17.3%를 득표하면서 진보진영보다 더 많은 표를 얻고도 46.6%를 얻은 진보 단일 후보인 조희연 현 서울시교육감에게 패배한 바 있다.

한편, 진보 진영에서는 조희연 현 교육감의 3선 도전이 유력하다. 조 교육감이 출마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서울시교육청 공무원 중 6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도 조 교육감의 선거캠프 꾸리기 신호로 읽히고 있다.

진보에서는 이미 직전 선거에서 단일화에 참여했던 최보선 새로운대한민국교육포럼 대표가 예비 후보등록을 마친 상태이고,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의 출마 선언이 예정돼 있다.

다만, 최근 조 교육감이 ‘공수처 1호 사건’으로 직권 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오는 1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해직교사 특별채용’ 첫 공판 결과에 교육감 선거도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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