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긴급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당론 채택을 두고 정국에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론전’을 비롯한 강력 대응을 강조했다. 민주당이 4월 임시회에서 안건 통과에 나설 경우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유력하다. 이에 민주당도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맞불 전략 마련에 부심하면서 여야의 수 싸움이 치열한 모습이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국회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13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강행에 대해 총력전을 예고했다.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강행 의지를 효과적으로 막을 방안이 사실상 마땅치 않은 만큼 ‘여론전’을 통해 대국민 설득에 나서는 것을 우선 전략으로 내세웠다.

권 원내대표는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국민의 편이 아닌 오로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이런 악법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나서는 부분에 있어 국민 모두가 아셔야 한다”며 “많은 의원께서 언론과 밀접 접촉을 통해 대 여론전을 펼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여론전과 맞물려 현실적 전략으로 고민하는 것이 필리버스터다. 민주당이 사보임을 통해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하면서 중간 단계에서는 사실상 이를 거를 방법이 없고, 본회의에 안건이 상정될 경우 ‘지연 전략’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현행법상 최고의 무기가 필리버스터”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꺼내자 민주당도 대응 전략 마련에 바빠졌다. 민주당의 힘(172석)만으로는 국회법상 필리버스터 종결 조건인 재적의원 5분의 3(180석)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을 반대한 정의당(6석)을 제외하고,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과 소수정당 의원들을 모두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필리버스터 종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 민주당 ‘회기 쪼개기’ 고심… 정의당에 구애도

민주당은 두 가지 전략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우선 6석을 가진 정의당을 최대한 우군으로 만들어 내면서 동시에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전략을 상쇄할 방안을 찾는 것이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쪽에서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때 종료시킬 수 있는 방안까지 마련해 놔야 한다”며 “정의당의 협조가 필요할 수 있고, 또 하나는 회기를 짧게 끊어 종료하고 다시 시작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회기 쪼개기’는 민주당 내에서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9년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사용했던 전략인 만큼 이번에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가 진행된 법안은 회기가 종료되면 다음 회기에 첫 번째 안건으로 표결해야 한다. 이에 민주당은 회기를 최대한 짧게 설정해 속도전을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180분이 동의를 해주셔야 통과시키는 데 못하니까 회기를 짧게 잘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계획이 마냥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안건을 상정하는 과정서부터 회기를 짧게 가져가기 위해선 박병석 국회의장의 역할이 막중한 데, ‘합의 정신’을 강조해 온 박 의장이 이를 수용할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이수진 민주당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제일 관건이 박병석 의장님”이라며 “(지도부가) 소통을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을 향한 양당의 구애도 치열하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경기 의왕시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의당과 지속적인 소통을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의당이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채택한 만큼 반대편에 서줄 것을 기대하는 눈치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정의당과 약속을 위반하고 위성정당 만들어 속된 말로 뒤통수를 쳤다”며 “정의당이 두 번 속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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