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민 명문제약 회장이 최근 매각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우석민 명문제약 회장이 최근 매각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실적 부진의 수렁에 빠진 명문제약의 우석민 회장이 ‘매각’이란 중차대한 사안을 두고 갈팡질팡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리더십과 신뢰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매각 의사를 접은 우석민 회장이 실적 개선 등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 매각설 끊이지 않던 우석민 회장, ‘또’ 철회

지난 3일, 명문제약은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을 통해 “당사 최대주주에게 문의한 결과 지분매각에 대해 논의된 적은 있으나 최종적으로 매각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명문제약의 최대주주는 창업주 고(故) 우동일 회장의 외아들인 우석민 회장으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20.6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같은 공시의 시발점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명문제약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명문제약은 이튿날 엠투엔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뒤, 명문제약은 다시 엠투엔을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해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에도 명문제약은 매각 추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이 없다며 이를 부인하지 않았고, 매각설은 계속됐다. 지난해 12월엔 엘엠바이오사이언스로의 매각설이 제기됐다가 명문제약이 부인하기도 했다. 

명문제약은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 조회공시 요구 답변을 통해 매각 추진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엔 최대주주의 매각 의사가 없다며 이를 부인한 것이다.

우석민 회장은 앞서도 매각을 추진하고 나섰다가 이를 철회한 바 있다. 2020년 11월, 역시 언론을 통해 매각설이 불거졌고 명문제약은 “최대주주 지분에 대한 매각을 검토한 바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듬해 3월엔 다시 “최종적으로 매각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이처럼 명문제약은 최근 2~3년간 매각설에 거듭 휩싸이고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새 주인을 맞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내부직원들이 동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주들에게도 혼란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매각과 관련해 갈팡질팡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우석민 회장이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두 번째로 매각 의사를 철회한 우석민 회장은 까다로운 현안이 산적해있는 상태다. 명문제약은 2019년 1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어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289억원, 58억원의 영업손실로 3년 연속 적자행진을 끊지 못하고 있다. 올해 역시 1분기 5,600여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92% 감소한 수치다.

명문제약이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본업인 제약사업 부진과 종속기업인 명문투자개발의 경영 악화, 그리고 라인자산운용 투자 손실 등이 꼽힌다.

뿐만 아니다. 명문제약은 2020년 영업부를 영업대행사로 전환하며 체질개선에 나선 바 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는데, 이는 실제로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가 크게 줄어드는 효과로 이어졌다. 다만, 적자 행진을 끊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이고 안정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아울러 명문제약은 2018년까지만 해도 90%를 훌쩍 넘겼던 가동률이 지난해 50%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와 관련 명문제약 측은 “사실 지난해에도 회계적 요인으로 인해 적자가 발생한 것일 뿐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며 “올해는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이은 매각 추진 및 철회로 대내외 리더십과 신뢰에 상처를 남긴 우석민 회장이 산적한 현안들을 풀어나가며 명문제약을 제 궤도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명문제약 관계자는 “매각설로 인해 내부적인 동요는 없었다”며 우석민 회장이 조만간 내부에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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