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이 방만경영 논란에 잇따라 휩싸이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이 방만경영 논란에 잇따라 휩싸이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이 ‘방만경영’ 논란에 거듭 휩싸이고 있다. 앞서 ‘호화 이사회’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이번엔 ‘호화 해외출장’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것이다. 가뜩이나 정권교체와 함께 출범한 새 정부가 공공기관 방만경영을 정조준하고 있는 가운데, 전 정권 시절 ‘낙하산 논란’ 속에 취임했던 이삼걸 사장이 잇따라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고 있다.

◇ 4월 해외출장에 ‘8,600만원’ 지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은 지난 7일 “전국민이 고유가, 고물가, 고금리 등에 시름하는 동안 강원랜드 이삼걸 사장은 영국에서 열린 카지노 기기 박람회와 유럽 각국 카지노 탐방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규탄했다.

구자근 의원 측에 따르면, 이삼걸 사장은 지난 4월 9박 11일 일정으로 영국,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등 3개국을 방문하는 해외출장에 8,600만원을 사용했다. 비즈니스 좌석 항공권과 수행원 7명의 교통비로 3,100만원을 지출했고, 식대는 영수증 확인이 필요 없는 정액으로 1,160만원을 지출했다.

이에 대해 구자근 의원은 “역대 기관장의 해외출장 중 가장 많은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고객 유치나 머신 판매 등을 위한 목적이 아닌 박람회 참관과 해외 카지노 방문이 주요 일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며 “매년 국정감사를 통해 방만경영에 대한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온 강원랜드가 코로나 사태 이후 계속된 경제 위기와 물가 상승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국민의 상실감 앞에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국내 유일의 내국인 대상 카지노를 운영 중인 강원랜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직격탄을 면치 못했다. 1조5,000억원을 훌쩍 넘겼던 매출액은 △2020년 4,785억원 △2021년 7,884억원으로 급감했고, 사상 초유의 적자가 2년 연속 이어졌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및 정상영업 재개 등으로 여건이 크게 나아졌으나,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더욱이 이삼걸 사장은 불과 얼마 전에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달 28일 개최된 이사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1인당 13만원의 저녁만찬과 1인당 32만원의 숙박 등 총 1,050만원의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강원랜드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세부지표가 예상보다 좋지 않게 나온 점을 고려해 이러한 계획을 취소했으나,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이와 관련, 강원랜드 측은 우선 구자근 의원 측이 지적한 해외출장 지출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꼭 필요한 해외출장 일정이었으며 비용 지출은 최소한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꼼짝도 못한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포스트 코로나19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등을 위한 해외출장이었다”며 “영국에서 개최된 박람회는 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모이는 자리였고,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는 각각 슬롯머신 제조업체와 시스템 자문사가 있는 곳으로 구두 업무협약 등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권 가격이 오르는 등 물가 인상 영향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이삼걸 사장은 ‘방만경영’ 논란에 잇따라 휩싸이며 씁쓸한 오점을 남기게 됐다. 가뜩이나 정권교체에 성공하며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방만경영을 정조준하고 있는 민감한 시기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특히 이삼걸 사장은 더불어민주당에서 활동한 정치인 출신으로, ‘낙하산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은 인물이다. 현 정부로부터 여러모로 ‘미운털’이 박힐 수 있는 모습이다.

한편, 지난해 4월 취임한 이삼걸 사장은 취임 1주년을 넘어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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