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왼쪽)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2소회의실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 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국민의힘 권성동(왼쪽)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2소회의실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당 안팎에서 ‘차기 당권 주자’로 평가된다. 인수위원장직 이후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던 그가 6‧1 보궐선거와 함께 치러진 분당갑 보궐선거를 통해 원내 입성을 한 것은 일종의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물론 그는 지난 6월 7일 첫 등원 당시 여러 의원을 만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당권 관련 그런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의정활동을 위해 필수적인 일을 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의원들과 교류’를 우선순위로 꼽았던 안 의원은 12일 직접 주도하에 ‘글로벌 경제위기와 우리의 대응 방향’ 민‧당‧정 토론회를 열었다. 매주 1회씩 4주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다. 물론 그는 순수 공부 모임임을 강조하며 정치적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세 확장’이라는 해석은 여전하다. 이날 당내 의원들이 ‘총집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책 의총”이라는 말까지도 새어 나온 것은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바로 지금 이 시점이 윤석열 정부 성공의 분기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당과 대통령실이 원팀으로 뭉쳐서 당선 직후 띄운 인수위의 ‘시즌 2’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하면 국민 신뢰와 기대 회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이날 토론회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심각한 경제위기는 물론 새로운 펜데믹 등 인수위원회 이후 상황이 급변했음을 언급하며, 이에 따른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보통 정권 취임 100일 이내에 시작 못했던 일은 5년 내내 못한다는 말이 있다″며 급박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들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직‧간접적으로 참했다는 점을 역설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안 의원은 직접 이번 토론회를 “(인수위의) 연속선상”이라고 평가했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제대로 공부하는 하는 정당, 평생 공부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안 의원의 모임을 격려했다.

◇ ′친윤′과 접점 만들기 일환?

윤석열 정부를 지원하기 위한 ‘공부 모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안 의원의 ‘세력화’라는 데 더 무게를 싣고 있다. 안 의원이 직접적으로 의견 표명에 나선 바는 없지만, 결국 당권 도전이라는 목표를 염두에 두고 일련의 행보들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은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차기 당권에 관심도가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당연히 나서실 것”이라며 “(파트너 요건으로) 윤핵관이 중요할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토론회에는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진석 국회부의장, 김기현 전 원내대표 등 40여명의 의원들이 참여했다. 안 의원과 ‘연대설’이 불거진 장제원 의원은 불참했지만, 이른바 ‘윤핵관’으로 평가되는 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토론회에서 “정책 의원총회를 온 게 아닌가 한다”고 느낌을 표했다.

안 의원이 이날 세미나에서 인수위원장으로서의 ‘경험’에 힘을 줬다는 점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현 정부의 국정 과제를 직접 다듬고, 로드맵을 제시했던 것을 토대로 ‘정책적 역량’을 부각하려는 의중으로 읽힌다. 윤석열 정부의 ‘일원’임을 강조하는 것은 이른바 ‘윤심’과도 무관치 않은 모습이다. 사실상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자신의 ‘성과’로 이어지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물론 안 의원은 직접 이러한 해석에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세력화 해석’에 대해 “지금은 정치적인 어떤 것들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경제위기가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대해 해법을 찾고자 여러 토론회를 지금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핵관’과 맞선 이준석 대표의 징계 이후 이번 토론회가 진행됐다는 점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이 대표와는 달리 안 의원이 ‘민들레 모임’을 옹호하는 등 윤핵관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에 대한 의구심이다. 이에 안 의원은 “이걸 계획하고 발표한 게 윤리위 결정 훨씬 전”이라며 “이분들(패널)을 섭외하기 위해선 한 달 전부터 모든 시리즈를 계획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기에 대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기현 전 원내대표 역시 이러한 공부모임을 정치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의 모든 행동은 다 정치적”이라며 “의정활동 자체가 정치적인 것인데 의정활동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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