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여야가 국회의장을 선출한 지 8일째가 지났음에도 원 구성 협상에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국회가 44일 째 개점휴업 상태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원래는 어제까지 여야 간 합의를 끝내고 가능하면 오늘부터 국회를 정상화하기로 했는데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 징계 문제로 대혼란에 빠지면서 제대로 된 여야 원내대표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힘에 원 구성 협상의 공을 넘겼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와 같은 민주당의 주장에 “사법개혁 특별위원회 구성과 상임위원장 선출이 무슨 관련이 있나.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며 “우리 당이 혼란한 틈을 그저 즐기고 정쟁의 도구로 삼는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태도를 보면서 측은하기 짝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야당의 터무니 없는 정치적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당의 혼란을 하루빨리 수습해야 한다. 많은 국민이 오늘의 의총을 지켜보고 걱정을 하고 있다”고 독려했다.

지난 10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시간 가량 원 구성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합의 실패 이유는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박형수 국민의힘 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원 구성 지연의 책임을 국민의힘에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까지 원 구성이 안 된 이유는 민주당이 원 구성과 무관한 사개특위 참여를 조건으로 내걸고 이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측에서 (본인들에게) 유리한 얘기를 흘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보통의 실무협상은 합의에 이르지 않으면 공개하지 않는 게 서로에 대한 예의”라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뉴시스

◇ 민주당, 원 구성 전이라도 인사청문회 해야

민주당은 원 구성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임명직 후보자의 임명 강행이 이어지자 ‘인사 독주’를 막기 위한 ‘인사청문특위’ 구성을 예고했다.

11일 오전 자진 사퇴한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를 포함해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까지 총 4명이 의혹으로 낙마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없이 김창기 국세청장,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 등 4명에 대한 임명을 재가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원 구성 협상이 국민의힘의 내부 갈등과 의도적 지연술로 인해 전혀 진전이 없다”며 “오늘 중에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민주당은 국회의장께 민생경제 특별위원회, 인사청문특위에 착수해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게 가장 좋겠지만 입장차가 현격하고, 저쪽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상식 밖 주장을 하고 있다”며 “시급한 민생경제 입법이나 인사청문회를 위한 특위 구성은 바로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오늘이라도 ‘이것만이라도 이번 주에 처리하자’고 하면 (특위 구성을) 못 할 일이 없다”며 “(국민의힘이) 내부 갈등 때문에 협상을 추진할 여력이 없을지라도 민생경제 관련한 시급한 입법, 꼭 국회를 거쳐야 하는 인사청문 과정을 위한 특위를 구성하겠다는데 그것마저 반대한다면 명분도 없고, 설 자리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하지만 권 권한대행은 “인청특위, 민생특위부터 구성하면 원 구성 협상 시한이 제헌절 이후로 밀릴 수 있다”며 특위 구성에 반대하고 있다.

여야는 팽팽하게 맞서면서도 원 구성 협상 마지노선을 오는 17일 제헌절까지로 보고 있다. 만약 제헌절 기념식까지도 원구성이 완료되지 않아 국회 파행이 이어질 경우 여야 지도부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하지만 10일 실무협상이 불발됐고, 11일 각 당의 의총에서도 큰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17일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사개특위, 법사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조율할 부분이 많다”며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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