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빠진 카페베네가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카페베네
실적 부진에 빠진 카페베네가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카페베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거침없는 성장세와 함께 스타벅스에 대항하는 토종 커피프랜차이즈로서의 위상을 자랑했던 카페베네가 씁쓸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는 과정에서 추락한 실적이 올해도 적자행진을 이어가는 등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다. 

◇ “아 옛날이여!” 카페베네의 초라한 현실

최근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82억원의 매출액과 8억5,000여만원의 영업손실, 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10.7% 줄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3.1%, 23.6% 증가한 실적이다.

한때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를 주름잡았던 카페베네는 꽤 오랜 기간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2008년 출범한 카페베네는 5년 만에 매장 수 1,000개를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여겨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가파른 성장세는 이내 가파른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창업자인 김선권 전 대표의 공격적인 신규 사업 추진 및 해외투자가 줄줄이 실패하고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면서, 성장세는 꺾이고 위기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카페베네는 2016년 창업자인 김선권 전 대표와 결별하고 외국계 사모펀드 합작법인을 주인으로 맞았으며, 2018년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카페베네는 2012년 2,207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연간 매출액이 △2013년 1,873억원 △2014년 1,421억원 △2015년 1,102억원 △2016년 764억원 △2017년 468억원 △2018년 290억원 △2019년 263억원 △2020년 224억원 △2021년 186억원까지 거듭 추락했다.

뿐만 아니다. 수익성 또한 크게 흔들렸다. 2014년 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하더니 지난해까지 2019년만 제외하고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2015년 40억원 △2016년 46억원 △2017년 28억원 △2018년 7억9,000여만원 △2020년 11억원 △2021년 12억원이었으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2019년의 영업이익은 1억7,000여만원에 그쳤다.

이 같은 실적이 이어지면서 카페베네는 2016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으며 현재까지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랜차이즈업체로서의 위상을 상징하는 매장 수 역시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출범 5년 만에 1,000개를 넘어섰던 것이 2018년 말 360여개로 줄어들었다. 현재는 카페베네 측이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250여개 수준으로 확인된다.

이처럼 실적과 외형 모두 과거 ‘영광의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이 초라해진 카페베네는 2019년 BI(브랜드 아이덴티티) 리뉴얼을 단행하는 등 재기를 모색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카페베네 측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신규 BI를 적용한 매장들의 매출이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으나 정작 실적은 뒷걸음질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카페베네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업계 경쟁사들이 성장가도를 이어가며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직영점만 운영 중인 스타벅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2조원을 넘겼고, 카페베네와 마찬가지로 토종 커피프랜차이즈인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매출액이 2,400억원을 넘겼다. 모두 역대 최대치다. 

과거의 영광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는 카페베네가 생존 및 재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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