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된 정진석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된 정진석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게 된 가운데 당내에서는 벌써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의원총회에서 정 부의장의 추인을 반대하는 의원들도 많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의원총회가 민주적인 방식에 의해 결정한 것은 아니다”며 “일부 의원들은 박수를 안 치는 분들도 많이 계시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쾌한 선정 과정은 아니었던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를 열고 정 부의장을 새 비대위원장으로 추인했다. 75명의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박수로 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후 기자들을 만나 “박수로 추인했는데 김웅 의원만 명시적으로 반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설명을 두고 당내에선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반대자’로 지목된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수 치지 않은 의원들이 많았다”며 “저 말고도 명시적으로 반대의 뜻을 밝힌 분도 계신다”고 반박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상당수 의원이 박수를 치지 않았고 저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며 “그리고 명시적으로 두 명의 의원은 큰 소리로 반대를 했다. 그런데 왜 한 명만 반대의견을 냈다고 했을까”라고 반문했다.

조 의원은 특히 ‘박수로 추인’한 과정 자체에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박수하는 게 어디에서 많이 본 듯하다”며 “사회주의 국가에서 그렇게 하는가”라고 물었다. 진행자가 ‘주로 북한에서 그렇게 한다’로 말한 데 대해선 “그게 썩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는 아니다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필요하다면 투표를 해서 형식을 갖췄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법원에서 이미 가처분이 인용되지 않았나.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 지금 정면으로 부정하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럴수록 더 비대위원장 선임이 신중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우려했다.

이번 비대위원장 인선이 ‘도로 윤핵관’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동의했다. 조 의원은 “윤핵관 2선 후퇴라는 것이 무늬만 2선 후퇴인지 내부적으로는 또 그걸 오히려 강화시키려고 하는 건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많이 있다”며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보다 훨씬 더 친윤핵관에 가까운 분이라고 평가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제가 (비대위 출범을) 반대하지만 그럼에도 정 의장이 (전국위원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왕 비대위원장을 하신 김에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로 윤핵관’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정 의장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고 대통령한테 쓴소리 못하고 그런 분은 아니다”라고 옹호했다.

다만 그는 이준석 전 대표와의 ‘화해’가 급선무라는 데 힘을 실었다. 하 의원은 “북한하고도 화해하자고 하는데”라며 “정치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한다고 그걸 징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고 그리고 설령 다른 길을 가더라도 계속 싸우고 분노하고 증오하는 이런 관계로 가야 될 이유는 없지 않는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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