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전국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새 비상대책위원회가 정상 출범을 한 만큼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하면서 국민의힘은 오는 19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당의 혼란을 수습하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당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다”며 “당은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의 사의는 이날 새 비대위 출범과 맞물리며 이뤄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열고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설치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으로 ‘주호영 비대위’가 백지화되면서 누적된 당의 혼란은 어느 정도 일단락된 셈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권 원내대표가 직면했던 비판은 만만치 않았다. 사실상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는 데 그의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서부터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의 ‘실언’,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나눈 문자 유출 등 일련의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비대위가 무산되면서 책임론은 더욱 커졌다. 당내에서 새어 나오는 ‘윤핵관 2선 후퇴’ 목소리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권 원내대표는 비대위 출범 후 거취를 표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당의 혼란을 책임지고 마무리하겠다는 의지였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에 대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사퇴의 뜻을 굳힌 지 오래 됐다. 그러나 이제야 뜻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며 “당헌‧당규 개정과 새로운 비대위 전환을 위해 원내대표로서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퇴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 역시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그는 무엇보다 당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임 지도부는 우리 당이 더욱 선명하고 단호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전국위원회 인사말에서도 “당의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 ‘당 혼란=이준석 책임’ 부각

당의 ‘변화’와 ‘새 출발’을 내걸고 사퇴 의사를 표했지만, 그는 이날 자신의 ‘책임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오히려 권 원내대표는 이번 당내 혼란의 궁극적 책임을 오롯이 이준석 전 대표에게 떠넘겼다. “현재 당의 리더십 위기는 전임 당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윤리위의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됐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당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잠적했을 때 젊은 참모와 실무진들은 묵묵히 당을 지켰다”며 “선거 판세를 반전시킨 여성가족부 폐지와 같은 한 줄 메시지, 출근길 김포 골드라인 탑승과 이마트 멸치·콩 구입, E-스포츠 경기장인 롤 파크 방문,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 등은 모두 젊은 참모들이 주도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자 유출’ 사건과 관련해서도 그는 “언론이 금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경위야 어떻든 간에 저의 부주의로 내부 문자가 노출된 점에 대해선 제 잘못이다 이렇게 인정을 하겠다”면서도 “정치인도 사생활이 있는데 문자를 망원경으로 당겨서 취재를 하는 것 자체가 그리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끼리 귓속말하는 이야기까지 증폭시켜 기사화하는 건 금도를 넘어선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그였지만 ‘2선 후퇴’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표하진 않았다. 그는 ‘장제원 의원과 마찬가지로 다음 전당대회 출마와 윤석열 정부에서 어떤 공직도 맡을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당분간 좀 쉬면서 당과 나라를 위해 정치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천천히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사퇴를 공식화 한 권 원내대표는 오는 19일 당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때까진 원내대표직을 맡게 된다. 당내에서는 주호영·정우택 의원을 비롯해 김학용·홍문표 의원 등 다수의 중진급 의원들이 자천타천 새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그때까지는 원내대표를 공석으로 만들 수 없기에 역할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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