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톡비즈 이용 중인 광고주 9,015개… 넷플릭스 등 대형 기업 포함
공정위, 플랫폼 기업 독과점 막기 위한 심사지침 제정 방안 대통령실 보고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남궁훈(좌), 홍은택(우) 각자대표가 사과했다./뉴시스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남궁훈(좌), 홍은택(우) 각자대표가 사과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카카오가 사실상 국내 메신저 시장에서 독점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카카오톡을 통해 최근 1년 반 동안 2조6,000억원 가량의 광고 매출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카카오톡을 이용 중인 광고주 수는 9,000여개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넘겨받은 ‘카카오 톡비즈 매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카카오가 카카오 톡비즈 통해 얻은 매출은 총 2조5,580억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카카오 톡비즈를 이용 중인 광고주는 모두 9,015개사로 확인됐다.

카카오 톡비즈는 카카오톡 서비스를 기반으로 광고주 목적에 따라 다양한 상품·서비스를 노출하거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광고 상품이다. 

광고주는 비즈보드·카카오톡 채널·이모티콘 등을 활용한 광고형 서비스, 카카오 선물하기 등 커머스를 활용한 거래형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올해 기준 카카오 톡비즈(비즈보드)를 이용 중인 광고 업체 9,015개 중 서비스 업종은 352개로 가장 많았다. 서비스 업종에는 넷플릭스, 야놀자, 우아한형제들, 스타맥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형 기업들도 속해 있었다.

이어 식음료 286개, 패션 262개, 리빙 166개, 화장품 156개, 기타 미분류 업종 7,147개 등으로 조사됐다.

강민국 의원은 서비스 업종 등 12개 업종 광고주 수는 1,868개(20.7%)에 불과한데 기타 미분류 업종 광고주 수는 7,147개(79.3%) 달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곧 국내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등 거 전 업종이 카카오 톡비즈를 통해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톡비즈의 매출은 지난해와 올해(1~6월) 각각 1조6,439억원 9,141억원이다. 강민국 의원은 현재 추세대로 갈 경우 올해 4분기까지 카카오 톡비즈의 매출액이 작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민국 의원은 “카카오톡은 출시 초기 광고‧유료화는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올해 8월 기업 성장을 위한 광고 사업 확대를 발표했다”며 “카카오는 앞으로도 수많은 계열사와 독점적 지위를 가진 카카오톡을 이용해 광고 수익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근 사퇴 의사를 밝힌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앞서 지난 8월 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가 국내 최대 이용자와 강력한 트래픽을 보유 중이면서도 광고주의 광고 예산 비중을 크게 가져가지 못했던 건 동영상 광고로의 확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면서 “향후에는 비즈보도, 톡채널 등 다양한 컨텐츠 서비스 내 주목도가 높고 효율이 좋은 광고 영역을 확장하겠다”며 광고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5월 24일 카카오는 업데이트를 알리는 공지를 통해 유료화 및 광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카카오는 공지를 통해 “카카오톡은 유료화를 할 계획이 전혀 없다”며 “카카오톡에 광고를 넣을 공간도 없고 쿨하지도 않고 이쁘지도 않다”고 전했다.

또 “카카오팀이 그렇게 가난하지는 않습니다”라면서 “그저 앞으로도 서비스를 계속 잘 이용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것이 가장 소중한 무형 자산”이라며 광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카카오는 이보다 앞선 지난 2010년 9월 30일 약관 내 개인정보취급방침을 개정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카카오는 수집하는 개인정보 항목에 이용자의 전화번호, 전화기 주소록 내 제3자의 전화번호, 실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이메일주소, 이용자가 쓰는 통신사, 결제승인번호, 신용카드 결제사 카드사명, 카드번호, 은행명 및 계좌번호 등을 추가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광고사업 진출을 위해 이용자들 정보 수집에 나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약관 개정 이후 카카오톡 가입자들의 비판과 탈퇴가 이어졌고 이에 카카오는 부랴부랴 ‘카카오톡 이용약관 및 개인정보취급방침 변경안에 대한 사과문’을 공지한 뒤 해명했다. 

강민국 의원은 “국민들에게 큰 혼란과 막대한 피해를 줬던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의 주요 원인은 카카오가 문어발식 확장과 수익 창출에만 열을 올리고 인프라 안정성 점검과 투자는 뒷전으로 미뤘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압도적 점유율을 기반으로 소비자를 묶는 ‘잠금 효과’로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대안을 찾기 힘든 점을 이용해 광고 사업 확대를 통한 수익 극대화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그는 “공정거래위원회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기관은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이 자본을 앞세워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나서는 것을 제재하기 위해 플랫폼 기업에 특화된 기업결합 심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공정위는 올해 연말까지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독과점 심사지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21일 공정위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독과점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경쟁촉진 방안’을 대통령실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플랫폼 기업이 자사 이용자가 타사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행위를 직‧간접적으로 방해하거나 자사의 거래조건을 타 유통채널 대비 동등하거나 유리하게 요구하는 행위 등을 규제할 계획이다.

아울러 플랫폼 기업이 자사 온라인 플랫폼 상에서 자사제품을 타사 제품에 비해 우대하거나 다른 상품‧서비스를 자사 서비스와 함께 거래하도록 하는 끼워팔기 등의 행위도 제한할 예정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카카오톡 독점적 지위 이용 광고 수입 1년 6개월간 2.6조원에 달해 /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발표자료 2022년 10월 21일

-독과점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경쟁촉진방안 추진 / 공정거래위원회 2022년 10월 21일

-카카오 버전 2.9.6 업데이트 안내 /카카오 2012년 5월 24일

-카카오톡 이용약관 및 개인정보취급방침 변경안에 대한 사과문 / 카카오 2010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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