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정우택 국민이힘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부의장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소감을 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정우택 국민이힘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부의장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소감을 전하고 있다. /공동취재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례적 4파전’으로 치러진 국민의힘 몫 국회부의장은 결국 정우택 의원이 차지했다.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신승’을 거뒀다. 여러 요직을 두루 경험했고, 당내 위기 상황 속에서 당을 꿋꿋하게 지켜나갔다는 점이 그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영됐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중재자’로서의 역할이 막중한 만큼 정 의원은 “든든한 부의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남겼다. 

국민의힘은 25일 당 국회부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고 정 의원을 국회부의장에 선출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가 나오지 않아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정 의원은 49표, 서병수 의원은 47표를 득표했다. 단 두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 것이다. 

정 의원은 이날 당선 소감에서 “여러 부족한 사람을 21대 후반기 국회부의장에 선출해 주셔서 머리 숙여 감사하다”며 “정견 발표에서 말한 것처럼 후반기가 중요하다. 기대에 응할 수 있도록 팸플릿에 쓴 것처럼 든든한 부의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 1996년 국회에 처음 입성한 정 의원은 5선 중진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가졌다는 것이 장점으로 평가된다. 장관 및 도지사 등 풍부한 경험을 가졌다. 이른바 ‘탄핵 국면’ 이후엔 권한대행으로서 당의 위기 상황을 수습한 경험도 있다. 아울러 당 원내대표를 역임하면서 여야 협상의 최전선에 섰던 경험도 그가 가진 무기다. 

정 의원 역시 이러한 ‘경륜’을 전면에 내세워왔다. 그는 이날 정견발표에서 “이번에 출마하신 후보자들 중 유일하게 민주당과 협상해본 원내대표를 경험한 바 있다”며 “김진표 의장과도 인간적으로 대화할 수 있고 강력한 견제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러분께 감히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여야의 협치가 일그러지는 상황에서 ‘중재자’와 ‘견제자’로서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실종된 대화와 타협의 복원을 위해 부의장으로서 소임을 다해주십사 부탁드렸다”며 “잘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했다.

◇ 이례적 4파전 두고 해석 분분

치열한 과정 끝에 정 의원이 부의장직을 맡게 됐지만, 이번 경선으로 당의 ‘민낯’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초 국회부의장은 당내에서 의견을 조율해 ‘추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이 관례였지만, 이번에는 각 후보군이 난립을 하면서 사실상 의견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출마를 한 후보들 역시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서병수 의원은 “과거 전통적 관례 등을 보면 국회부의장은 중진의원과 지도부가 모여서 조율도 좀 하고 나이와 선수 그리고 지역적 안배 등 정치적으로 고려할 것이 있다”며 “고려가 있어서 조정해 추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했는데 아쉽게 그런 게 안됐다”고 말했다. 정 의원 역시 이날 당선 소감에서 “서병수·김영선·홍문표 의원님과 개인적으로 각별한 관계인데 오늘 이런 경쟁을 하게 되니 제 마음도 착잡하다”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번 경선이 ‘당내 소통’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의를 두기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시정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이 자유로이 선택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서 당내 소통이 활발해졌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도 이날 정견 발표에서 “코로나 등 때문에 의견을 나누고 이럴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일일이 전화 드리고 방도 찾아뵙고 의견을 나눌 기회가 좋았다”며 “지금 우리당에 가장 필요한 게 소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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