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첫 HEV 모델 XM3 E-테크 출시… 관건은 가격과 물량
쉐보레 올 뉴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저렴한 몸값에 흥행 예감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지난달 28일 XM3 E-테크 HEV 모델을 국내 시장에 공식했다. 그러나 올해 국내 배정 물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여 사전 예약 고객들의 출고 대기 기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르노코리아자동차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지난달 28일 XM3 E-테크 HEV 모델을 국내 시장에 공식했다. 그러나 올해 국내 배정 물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여 사전 예약 고객들의 출고 대기 기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르노코리아자동차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자동차 가격이 날이 갈수록 뛰어오르는 가운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꾸준하다. 이에 르노코리아자동차(이하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쉐보레)은 새로운 소형 SUV 출시로 판매 실적을 다시 끌어올리려 하고 있어 내년 성적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은 지난 2020년 이후 2021년과 올해 연이어 역성장을 기록 중이다. 양사가 지난 2020년 전년 대비 판매 대수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모두 연초에 새롭게 출시한 소형 SUV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분기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를, 르노코리아는 XM3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두 모델 모두 출시 초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 성공했으며, 2020년 연간 판매 대수는 △르노코리아 XM3 3만4,091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2만887대를 기록해 브랜드의 성장에 이바지했다.

그러나 지난 2020년초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에 이어 자동차 업계에 반도체 수급난까지 겹치면서 차량 생산·공급에 차질이 발생했고 지난해에는 두 모델 모두 판매량이 하락해 XM3는 1만6,535대, 트레일블레이저는 1만8,286대 판매에 그쳤다.

이어 올해는 XM3가 1∼10월 1만5,42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판매대수가 소폭 회복했고, 동기간 트레일블레이저는 1만3,039대를 기록하며 판매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판매 실적이 떨어진 트레일블레이저도 매월 1,000대 이상 판매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는 점은 소형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적지 않은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에 양사는 소형 SUV 라인업을 강화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28일, 줄곧 수출만 하던 XM3의 하이브리드(HEV) 모델 XM3 E-테크 HEV(이하 XM3 E-테크)를 국내에 출시했다.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XM3 E-테크는 50㎞/h 이하의 도심구간에서는 최대 75%까지 배터리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배터리 잔여 용량과 운행 속도에 따라 100% 전기차 모드 선택이 가능한 ‘EV 버튼’,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 브레이크와 유사한 감속과 함께 배터리 충전이 이뤄지는 ‘B-모드’가 존재해 연료 효율(연비)을 높일 수 있다. XM3 E-테크의 공인 복합 연비는 17.4㎞/ℓ로 인증을 받았다.

XM3 E-테크는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며 4,000대 이상의 사전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르노코리아의 실적 개선의 선봉장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XM3 E-테크의 국내 판매 가격이 기본 트림 RE부터 3,000만원을 넘어서고, 인스파이어 기준 풀 옵션을 적용하면 실 구매 가격이 3,600만원에 달해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지는 부분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3,000만원 중반 정도의 예산이라면 한 체급 위의 현대자동차 투싼 HEV 모델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 여기에 르노 프랑스 본사가 올해 르노코리아에 배정한 XM3 E-테크 물량을 당초 2,000대에서 1,000대로 줄인 점도 아쉬운 점이다.

르노코리아가 다시 부흥기를 맞기 위해서는 르노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인데 내년 국내 배정 물량 규모가 흥행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쉐보레는 내년 봄 미국 시장에 올 뉴 트랙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모델의 가격은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저렴하게 책정돼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다. 사진은 2024 쉐보레 트랙스 RS 모델. / 쉐보레
쉐보레는 내년 봄 미국 시장에 올 뉴 트랙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모델의 가격은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저렴하게 책정돼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다. 사진은 2024 쉐보레 트랙스 RS 모델. / 쉐보레

한국지엠은 내년에 소형 SUV 트랙스의 풀 모델 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올 뉴 트랙스를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제너럴모터스(GM)는 내년 초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쉐보레 올 뉴 트랙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아직 올 뉴 트랙스의 국내 판매가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미국 시장 판매가격은 LS 트림이 2만1,495달러부터 시작하며 액티브 및 RS 트림의 경우 최대 2만4,995달러로 책정됐다. 이는 미국 시장 기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저렴한 편에 속한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3,050만원부터 3,544만원이지만 여기에는 물류 비용과 원달러 환율이 적용된 것이라 국내 판매 가격은 보정이 필요하다.

특히 올 뉴 트랙스는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생산돼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알려지는데, 국내 판매 가격은 물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미국 시장 판매가격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 시장에서 올 뉴 트랙스의 판매 가격이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저렴하게 책정된 만큼 국내 시장에서도 이러한 방침은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 판매 가격은 기본 모델이 약 2,700만원이며, 상위 트림인 미드나이트를 선택하고 풀 옵션을 적용하더라도 3,300만원대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올 뉴 트랙스의 국내 판매 가격은 3,000만원 내외 수준에 풀 옵션 모델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 뉴 트랙스는 풀체인지를 거치면서 외관 크기가 트레일블레이저보다 길고 넓어져 가성비의 소형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파워트레인은 1.2ℓ 터보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는데 차량 배기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국내 세금 체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점에서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부분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르노코리아자동차, ‘XM3 E-TECH 하이브리드’ 28일 출시 발표 자료
2022.10.27 르노코리아자동차
올 뉴 쉐보레 트랙스 공개 발표 자료
2022.10.12 미국 쉐보레 프레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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