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5년째 내리막길 달리는 트랙스… 10년 만에 신형 모델로 승부수
트레일블레이저보다 긴 차체에도 소폭 저렴, 가격경쟁력 충분
“창원공장 생산 차세대 CUV” 신형 트랙스 유력… 내년 봄 美 출시

올 뉴 쉐보레 트랙스가 내년 초 미국 시장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 GM
올 뉴 쉐보레 트랙스가 내년 초 미국 시장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 GM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쉐보레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가 11년 만에 풀 모델 체인지(완전변경)를 거쳐 내년 봄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다. 신형 트랙스는 한국 시장에도 출시될 것으로 점쳐지는데, 트레일블레이저의 뒤를 이어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에 불을 지필 것으로 기대된다.

트랙스는 지난 2012년 파리모터쇼에서 공개된 후 2016년 풀체인지에 준하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한 차례 감행했다. 당시 신차 효과로 국내에서도 2017년 판매대수가 반짝 상승하긴 했지만 엔진 성능과 편의성이 경쟁 모델 대비 떨어진다는 평가로 2018년부터 판매량은 하락세를 맞았다.

한국지엠의 2017년∼2020년 연간 판매량 및 올해 9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트랙스는 △2017년 1만6,549대(전년 대비 18.3%↑) △2018년 1만2,787대(-22.7%) △2019년 1만2,541대(-1.9%) △2020년 6,853대(-45.4%) 등 해를 거듭할수록 판매대수는 감소했다.

이에 한국지엠은 지난해 초 트랙스의 심장을 1.4ℓ SGE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교체하고, 편의장치를 추가한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했다. 하지만 외모가 2016년에 머물고 있어 최근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 이어졌고 △2021년 2,540대(-62.9%) △올해 1∼9월 1,210대(-43.4%) 등 연이은 판매 저조를 기록하며 반등에는 실패했다.

첫 출시 이후 10년이 되도록 풀체인지를 거치지 않고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된 만큼 사실상 경쟁력이 뒤처진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올해 상반기에는 트랙스 단종설까지 퍼지기 시작했는데, 제너럴모터스(GM) 산하 쉐보레에서 지난 12일 풀체인지를 거친 신형 트랙스의 이미지를 공개하며 단종설을 잠재웠다. 특히 이번에 새롭개 공개된 신형 트랙스는 10년 만에 공개된 세대교체 모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신형 트랙스는 실내외 디자인이 완전히 달라지면서 차체가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전체적으로 더 커진 점이 특징이다. 트랙스의 제원은 △전장(길이) 4,537㎜ △전폭(너비) 1,823㎜ △휠베이스(축간거리) 2,700㎜ △전고(높이) 1,560㎜ 등이다. 트레일블레이저보다 높이만 조금 낮을 뿐 길이·너비·축간거리 전부 소폭 크다.

그럼에도 신형 트랙스의 가격은 미국 현지 기준 LS 트림이 2만1,495달러부터 시작하며 액티브 및 RS 트림의 경우 최대 2만4,995달러로 책정돼 트레일블레이저의 현지 가격보다 저렴하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 뉴 쉐보레 트랙스가 내년 초 미국 시장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 GM
올 뉴 쉐보레 트랙스의 가격은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소폭 저렴하게 책정돼 국내에 출시되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 GM

여기에 외모는 GM이 지난 4월 중국 시장에서 공개한 차세대 크로스오버(CUV) 시커(SEEKER)와 닮았으며, 전면부 디자인은 현재 국내외에서 판매 중인 트레일블레이저와도 유사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형 트랙스의 생산 공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는데, GM Authority 등을 비롯한 미국 현지 언론들은 내년부터 CUV 신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 한국 창원공장에서 신형 트랙스를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지난해 3월 차세대 CUV 생산을 위해 도장 공장을 새롭게 세웠으며 올해 3월에는 도장 외에 조립·프레스·차체 공정을 진행하는 공장의 시설 개선을 통해 차세대 CUV 생산 준비를 마쳤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한국지엠은 경차 스파크의 생산 중단을 선언했는데, 일각에서는 이러한 행보가 차세대 CUV 생산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형 트랙스의 외관이 시커와 흡사한 만큼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두 모델 모두 창원공장에서 동시에 생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지엠이 현재 시커 모델과 신형 트랙스 모델을 국내 공도에서 테스트 드라이빙을 진행 중인 점도 이러한 점을 뒷받침하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

다만 GM에서는 신형 트랙스의 생산공장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지엠도 차세대 CUV 신형 트랙스와 시커의 국내 출시 여부·일정 및 국내 생산 여부 등에 대해 아직까지 세부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신형 트랙스 등 차세대 CUV 개발은 글로벌 엔지니어링 센터에서 함께 진행했으며 한국지엠에서 맡아서 한 부분도 있는 만큼 국내에서 테스트카를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시커는 올 연말 중국 시장에서 정식으로 공개될 예정이며, 신형 트랙스는 내년 봄 미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앞서 지난해 11월 한국지엠은 ‘GM 미래 성장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에서의 전략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은 “글로벌 차세대 CUV를 창원공장에 배정해 생산할 것”이라면서 “현재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의 성공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차세대 CUV까지 두 제품이 성공할 때 한국지엠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 한국지엠 연간 실적 자료 및 올해 9월 실적 자료 / 한국지엠

- 올 뉴 쉐보레 트랙스 공개 발표 자료 / 미국 쉐보레 프레스룸

https://media.chevrolet.com/media/us/en/chevrolet/home.detail.html/content/Pages/news/us/en/2022/oct/1012-trax.html

- 2021년 11월 ‘GM 미래 성장 미디어 간담회’ / 한국지엠 기자간담회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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