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단행된 노루그룹 인사에서 오너일가 3세 남매가 나란히 승진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최근 단행된 노루그룹 인사에서 오너일가 3세 남매가 나란히 승진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3세 후계구도에 변수가 부각되며 주가가 들썩이기까지 했던 노루그룹에서 또 한 번 눈길을 끄는 변화가 단행됐다. 후계구도를 주도해왔던 장남과, 변수로 떠올랐던 장녀가 나란히 승진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로 ‘경영권 분쟁‘ 변수가 지워지게 될지, 또 노루그룹의 3세 승계는 실제 어떻게 완성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나란히 승진한 남매… 한원석 부사장 입지 ‘굳건’

이달 초 이뤄진 노루그룹의 인사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오너일가 3세 두 남매다. 장남인 한원석 노루홀딩스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그의 누나인 한경원 노루서울디자인스튜디오 실장이 노루홀딩스 상무보로 승진하며 처음으로 임원진에 합류했다.

이 같은 인사가 특히 눈길을 끈 이유는 최근 노루그룹의 3세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불거졌던 설왕설래 때문이다.

노루그룹은 한원석 신임 부사장이 일찌감치 후계구도의 중심에 서 있었다. 1986년생으로 아직 30대지만, 2014년 입사 후 단기간에 임원 자리에 올랐고 현재 무려 11개 계열사에서 임원직을 맡고 있다. 노루홀딩스 지분도 직·간접적으로 8%대를 보유하며 부친 한영재 회장에 이은 2대주주로 자리매김 중이다.

그런데 한원석 부사장의 누나인 한경원 신임 상무보가 올해 들어 적극적으로 지분을 늘려나가면서 세간의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 한경원 상무보는 노루홀딩스 지분을 2016년 6월 처음 취득하고, 지난해 8월과 10월 추가 확보한 바 있다. 다만, 이때까지 지분은 0.11%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올해 6월부터다. 줄기차게 노루홀딩스 주식을 사들인 한경원 상무보의 지분은 7월 말 기준 1.13%까지 늘어났다. 이어 8월에도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며 현재 1.16%까지 증가한 상태다.

한경원 상부모의 이러한 행보는 민감한 주식시장에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한 변수로 부각됐고, 이에 따라 노루홀딩스 주가가 들썩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한원석 부사장이 또 한 번 입지를 다지면서 ‘남매의 난’ 변수는 힘이 다소 떨어지게 됐다. 물론 한경원 상무보도 승진과 함께 임원진에 합류했지만, 분쟁 가능성보단 역할분담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는 인사다.

물론 분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원석 부사장이 경영적인 측면에서는 물론 지분 보유 상황도 우월하지만, 아직 3세 승계를 마친 것은 아니다. 오너일가 3세 두 남매의 나이가 아직 어린 편이고, 한영재 회장이 건재한 만큼 3세 승계가 마무리될 때까지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앞서 숱하게 벌어졌던 경영권 분쟁 사례들도 대부분 예상을 벗어났었다.

이 같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한 세간의 시각과 무관하게 한원석 부사장과 한경원 상무보는 오너일가 3세로서 어깨가 한층 무거워지게 됐다. 두 사람이 향후 경영능력을 입증해 나갈 수 있을지, 노루그룹의 3세 승계는 실제 어떻게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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