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1,000대 미만… 에스컬레이드는 꾸준히 성장세
에스컬레이드, 캐딜락 판매 절반 이상 차지… 그 외 모델 월 10대 이하

캐딜락이 지난 메이저리그 비시즌 기간 한국에 체류한 류현진 선수에게 에스컬레이드를 지원한데 이어 올해도 플래그십 SUV 에스컬레이드 ESV(사진)를 지원하고 나섰다. / 캐딜락
캐딜락이 지난 메이저리그 비시즌 기간 한국에 체류한 류현진 선수에게 에스컬레이드를 지원한데 이어 올해도 플래그십 SUV 에스컬레이드 ESV(사진)를 지원하고 나섰다. / 캐딜락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캐딜락이 지난해와 올해 브랜드 및 차량 홍보를 위해 드라마 간접광고(PPL)부터 모델별 홍보대사(앰배서더)를 발탁하는 등 ‘스타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지만 좀처럼 판매실적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특히 2년 연속 연간 판매 1,000대 미만이라는 실적은 뼈아픈 점으로, 체질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캐딜락의 모델을 살펴보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스컬레이드·XT6·XT5·XT4 4종과 CT4와 CT5 세단 2종으로 총 6종이 있다. 캐딜락은 각 차량마다 홍보대사를 선정해 차량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캐딜락은 지난 2020년 11월 에스컬레이드 홍보대사로 배구 월드스타 김연경 선수를 위촉하고 차량을 지원했으며,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 선수와 박세리 골프 국가대표 감독, 여자컬링팀 ‘팀킴’에도 에스컬레이드 및 에스컬레이드 ESV(롱 휠베이스)를 지원하고 나섰다.

XT6는 메이저리거 김하성 선수에게 지원하고, XT5는 쇼트트랙의 황대헌 선수와 최민정 선수에게 지원했다. 이어 XT4의 홍보대사로는 배우 정려원을 발탁했다. 스포츠 스타 및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의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최은영 캐딜락코리아 마케팅 담당 부장은 지난해 11월 “캐딜락 브랜드의 경험 확대를 위해 스포츠 스타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영향력을 주고 있는 분들과 협업의 기회를 모색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빈센조’와 ‘지금부터 쇼타임’ ‘닥터로이어’ ‘빅마우스’ 등 다양한 드라마에도 협찬을 진행해 PPL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스타 마케팅은 판매량 증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올해 1∼11월 캐딜락의 국내 시장 판매 실적은 838대로, 전년 동기 948대 대비 11.6% 감소했다. 캐딜락은 앞서 지난해에 987대 판매에 그치며 연 1,000대 벽이 허물어졌는데, 올해도 1,000대를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딜락의 플래그십 모델 에스컬레이드는 1억원이 넘는 몸값에도 매년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캐딜락
캐딜락의 플래그십 모델 에스컬레이드는 1억원이 넘는 몸값에도 매년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캐딜락

캐딜락의 부진한 실적은 에스컬레이드를 제외한 다른 모델들의 판매가 신통치 않아서다.

캐딜락의 플래그십(기함급) 모델 에스컬레이드는 몸값이 1억5,000만원 이상으로 고가의 차량임에도 최근 5년 동안 판매 실적이 △2018년 214대 △2019년 303대 △2020년 309대 △2021년 385대(5세대 신형 275대) △2022년 1∼11월 482대 등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에스컬레이드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5.19% 늘어났으며, 올해 캐딜락의 전체 판매 대수 중 점유율 57.5%라는 호실적을 달성하며 브랜드의 역성장을 최소화했다.

에스컬레이드 외 다른 모델의 올해 1∼11월 판매 실적은 판매대수 순으로 △XT5 111대 △XT6 109대 △CT5 72대 △XT4 47대 △CT4 17대 등으로, 대부분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줄어들었다.

XT4의 경우 올해 초 2022년식 모델의 물량을 추가로 도입하지 않아 공급할 차량이 부족했던 이유로 저조한 판매를 기록했으며, 지난 10월말 국내에 2023 XT4를 출시해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CT4도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델은 2021년식 모델로, 연식 변경 모델이 도입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발 빠르게 2023년형으로 연식 변경 모델을 도입한 XT5와 XT6는 월 평균 10대 수준의 판매를 기록했지만, 에스컬레이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판매가 급등한 배경에는 풀 모델 체인지(완전변경)를 거치면서 38인치 커브드-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하나의 덩어리로 이어져 인테리어가 보다 현대적으로 변경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에스컬레이드를 제외한 다른 모델들의 실내 인테리어는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가 분리된 형태로 구형 모델의 느낌이 강하다.

또한 트림이 제한적인 점도 일부 문제로 지적된다. 캐딜락의 모델을 하나씩 살펴보면 ‘스포츠’ 단일 트림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다른 수입차 브랜드의 차량을 살펴보면 2∼3개의 트림으로 옵션 구성을 세분화해 소비자들이 필요에 따라 트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캐딜락의 경우 풀 옵션을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 소비자라도 최상위 트림만 선택해야 하는 단점이 존재한다.

캐딜락이 국내 시장에서 반등을 하기 위해서는 에스컬레이드처럼 전 모델의 풀체인지 또는 대대적인 부분변경을 거친 신형 모델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또 국내 판매 모델의 트림도 보다 세분화해 고객층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나마 캐딜락이 올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확충하거나 확장이전을 진행한 점은 긍정적인 대목으로 풀이된다.

다만 캐딜락 측에서는 판매량에 연연하지 않고 소수의 고객을 위해 영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올해 수입차 25개 브랜드에 대해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브랜드 평판조사를 실시한 결과 캐딜락은 1∼11월 기간 동안 11∼14위를 맴돌았다. 캐딜락보다 수입차 브랜드 평판 순위가 낮은 브랜드로는 토요타·링컨·푸조·벤틀리·마세라티·람보르기니·롤스로이스·재규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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