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왼쪽)과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로 섬뜩한 얼굴을 보여준 임시완. / 쇼박스, 넷플릭스
‘비상선언’(왼쪽)과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로 섬뜩한 얼굴을 보여준 임시완. / 쇼박스, 넷플릭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티 하나 없이 맑은 눈빛이 이렇게 섬뜩할 수 있을까. 아이처럼 순수한 미소가 이토록 소름 끼칠 수 있을까.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에 이어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감독 김태준)로 자신만의 ‘빌런’을 완성하며 스펙트럼을 확장한 배우 임시완의 이야기다. 

◇ 맑은 눈의 광인, 그 시작은 ‘비상선언’ 

임시완은 지난해 8월 개봉한 영화 ‘비상선언’에서 기내 테러범 진석 역을 맡아 연기 인생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재난상황에 직면해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 재난물. 최종 스코어 205만명으로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강렬한 연기 변신에 나선 임시완에 대해서는 호평이 쏟아졌다. 

극 중 진석은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공항에 온 승객으로, 사상초유의 항공재난을 일으키는 테러범이다. 임시완은 특유의 선하고 맑은 얼굴과, 그것과는 전혀 상반된 서늘한 눈빛과 비릿한 미소로 강렬하면서도 새로운 ‘빌런’을 완성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등장하는 모든 순간 스크린을 압도하며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특히 승무원에게 별안간 욕설을 퍼붓는 모습과 “나는 여기 비행기에 탄 사람들이 전부 죽었으면 좋겠어요”라며 미소를 짓는 장면은 그동안 내가 봐온 임시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맑은 눈의 광인’이 탄생했다. 

맑은 눈의 광인의 시작 ‘비상선언’(위)와 대체불가 존재감을 입증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속 임시완. / 쇼박스, 넷플릭스
맑은 눈의 광인의 시작 ‘비상선언’(위)와 대체불가 존재감을 입증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속 임시완. / 쇼박스, 넷플릭스

◇ 대체불가 입증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현실 밀착 스릴러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서는 연쇄살인마 준영으로 분해 또 한 번 맑은 눈에 광기를 더했다. 

극 중 준영은 나미(천우희 분)의 스마트폰을 우연히 주운 후 그녀에게 접근하는 남자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섬뜩한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 임시완은 반듯한 외양과 대비되는 잔혹한 모습을 완벽 소화하며 분노와 공포를 동시에 유발한다. 준영이 임시완인지, 임시완이 준영인지 그야말로 싱크로율 100%다.

이러한 결과물은 임시완의 치열한 고민과 남다른 노력 덕이다. 함께 호흡을 맞춘 천우희는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는 배우”라며 “현장에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가만히 있지를 않더라”고 임시완의 성실함을 칭찬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에서 보여준 것 말고도 분명히 좋은 얼굴이 많은 친구”라고 자신해 더 다채롭게 채워질 임시완의 앞날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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