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국내 시장에 라브4 PHEV 모델을 출시했다. / 제갈민 기자
토요타가 국내 시장에 라브4 PHEV 모델을 출시했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최근 준중형 SUV 라브4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라브4는 5세대 모델로 지난 2019년 5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후 지난해 4월 한 차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거친 모델이다.

토요타 라브4는 5세대로 거듭난 후 지난 4년 동안 매년 △2019년 2,508대 △2020년 2,150대 △2021년 2,095대 △2022년 2,692대 등 큰 기복을 보이지 않고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19년 하반기부터 2021년까지는 노재팬 열풍이 불었음에도 판매대수 감소가 크지 않았던 부분에서 고정적인 수요가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토요타는 이러한 라브4에 PHEV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라브4 PHEV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확대했다.

앞서 지난 21일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콘야마 마나부 신임대표의 신년 기자간담회 겸 라브4 PHEV 국내 출시 행사를 개최해 올해 한국 시장에서의 포부와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콘야마 마나부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간담회에서 “한국에서 고객 요구와 사용 환경에 맞는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포함한 전동화를 추진하고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구성할 것”이라며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것이며 좋은 기업시민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사용 환경에 맞는 다양한 파워트레인’이란 PHEV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의 준중형 SUV 라브4 PHEV는 운전석 후방에 주유구, 동승석 후방에 배터리 충전단자가 위치하고 있다. / 제갈민 기자
토요타의 준중형 SUV 라브4 PHEV는 운전석 후방에 주유구, 동승석 후방에 배터리 충전단자가 위치하고 있다. / 제갈민 기자

◇ 라브4 PHEV, 역동적인 외관 디자인… 투박한 인테리어, 직관성 높아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라브4 PHEV 출시 행사에 이어 시승행사를 지난 22일과 23일 진행했다.

이번에 시승한 라브4 PHEV는 2020년 한 차례 시승했던 라브4 하이브리드(HEV) 모델과 외관에서 약간의 변화가 있다. 지난해 4월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헤드램프 디테일과 라디에이터그릴, 안개등 형상 등이 미세하게 달라졌다.

외관 디자인 부분에서는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 라브4 PHEV 전면부는 날카로운 형상의 헤드램프와 사다리꼴 형상으로 디자인된 라디에이터그릴과 하단 범퍼, 그리고 볼륨감을 키워 강인하면서도 날렵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측면부에서 차량을 보면 보닛과 1·2열 창문이 길쭉하게 디자인됐으며, 상대적으로 낮은 전고 덕에 비율이 좋다는 느낌이다. 여기에 차량 하단부와 휠 아치 소재를 유광 블랙 가니쉬로 마감해 세련미를 더했다. 블랙 가니쉬는 주행 간 노면 이물질로부터 차체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후면에서도 리어램프 형상이 뾰족하게 디자인된 점과 트렁크 도어 하단부 블랙 가니쉬 마감은 전체적으로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토요타 라브4 PHEV 실내는 깔끔하면서도 약간 투박한 느낌이 공존한다. / 제갈민 기자
토요타 라브4 PHEV 실내는 깔끔하면서도 약간 투박한 느낌이 공존한다. / 제갈민 기자

실내 인테리어는 요즘 출시되는 신차들과 비교하면 한 세대 뒤처진 느낌이다. 실내 마감 소재도 우레탄과 플라스틱 소재를 많이 사용했으며, 인테리어도 투박한 느낌이 강하다.

대신 투박한 디자인만의 조작 편의성과 높은 직관성은 단연 최고 수준이다. 디자인을 포기하고 운전자의 조작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부분이다. 그나마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했던 바늘 타입의 계기판을 디지털화로 거친 점은 최신 트렌드에 따라가려 노력한 부분이다.

투박한 실내 인테리어와 달리 우리나라 소비자가 선호하는 옵션을 다수 탑재한 점은 최고 장점이다.

우선 수입차들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국산 내비게이션’ 아틀란으로 탑재해 조작 편의성과 직관성을 모두 잡았으며, LG U+와 협업한 클로바 음성인식 시스템도 지원한다. 지도 업데이트도 무선 통신으로 이뤄져 이용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기능도 기본으로 지원한다. 운전자가 기호에 따라 아틀란 내비게이션 또는 스마트폰 연동형 내비게이션 등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1열 시트에는 열선과 통풍기능 및 전동조절 기능을 탑재했고, 운전석은 시트 메모리 기능도 지원한다. 스티어링휠 열선도 탑재했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와 달리 한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분을 정확히 공략하는 모습이다.

단점으로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아닌 1열 천장 부분에만 선루프가 탑재된 점, 그리고 선루프 커버가 수동 조작인 점이다.

토요타 라브4 PHEV 실내 공간은 비슷한 가격의 수입차와 비교할 경우 상대적으로 넉넉한 편에 속해 다방면으로 이용하기 편리해 보인다. / 제갈민 기자
토요타 라브4 PHEV 실내 공간은 비슷한 가격의 수입차와 비교할 경우 상대적으로 넉넉한 편에 속해 다방면으로 이용하기 편리해 보인다. / 제갈민 기자

◇ EV모드 5㎞/㎾h 전비, 부드러운 주행감… 가격이 아쉬워

토요타의 HEV 시스템은 대체로 정차 간에 엔진 가동을 최소화해 소음과 진동이 적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라브4 PHEV에서도 똑같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본격적인 시승에 나서기 위해 차량 시동을 걸면 소음과 진동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토요타의 기술력이 PHEV에서도 부각되는 점이다.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나와 남양주 천마산 인근 카페까지 약 30㎞ 구간을 시승하는 동안 배터리 주행 모드(EV모드)만으로 주행했다. EV모드는 엔진 소음과 떨림이 없는 만큼 노면 소음과 진동, 그리고 풍절음 유입이 내연기관 모델에 비해 크게 느껴질 수 있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라브4 PHEV 모델을 EV모드로 주행하는 동안에는 이러한 불편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엔진 소음과 떨림이 없는 만큼 동승자와 대화는 더욱 편안하다.

토요타 라브4 PHEV는 강인해 보이는 외관 디자인이 특징이다. / 제갈민 기자
토요타 라브4 PHEV는 강인해 보이는 외관 디자인이 특징이다. / 제갈민 기자

주행 간 편리했던 점은 사이드미러의 크기가 큼지막해 좌우 측후방 시야가 넓어 사각지대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이다. 최근 신차들을 살펴보면 미적인 요소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이드미러 크기를 줄이는 모습이 보이는데, 라브4 PHEV 사이드미러는 역할에 충실하게 만들어진 느낌이다.

EV모드만으로 주행을 하게 되면 2.5ℓ HEV 엔진을 사용하지 않는 만큼 출력에 부족함이 있을 것으로 느끼는 소비자가 많을 것 같지만 이는 기우(杞憂)에 불과하다.

라브4 PHEV의 전륜과 후륜 모터 주행 성능은 각각 140㎾, 40㎾로 이를 마력으로 환산하면 약 130마력이다.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모자라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EV모드 주행 간 가속감이 더디거나 출력이 부족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올림픽대로와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주행하면서도 EV모드의 성능은 100% 끌어내지 않아도 차량 흐름에 따라 주행하는데에는 문제가 없다.

토요타 라브4 PHEV 계기판은 부분변경을 거치며 디지털 계기판으로 개선됐다. 라브4 PHEV 실제 주행 간 전비는 제원표에 표기된 효율을 상회한다. / 제갈민 기자
토요타 라브4 PHEV 계기판은 부분변경을 거치며 디지털 계기판으로 개선됐다. 라브4 PHEV 실제 주행 간 전비는 제원표에 표기된 효율을 상회한다. / 제갈민 기자

회차점까지 약 30㎞를 주행한 후 계기판 상 나타나는 전비는 5.0㎞/㎾h으로 나타났다. 일반 전기차의 전비가 대체로 4∼4.5㎞/㎾h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라브4 PHEV의 전비는 준수한 편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제원상 배터리만 이용한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63㎞이지만 실제 30㎞ 주행 후 잔여 주행가능 거리가 44㎞로 실제 주행 시에는 75㎞ 이상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복합 연비는 15.6㎞/ℓ다.

다만 라브4 PHEV를 함께 시승한 이들 사이에서는 엔진을 가동하는 내연기관 주행모드 또는 엔진과 모터 및 배터리를 함께 사용하는 HEV모드 주행 시 대체로 엔진음이 시끄럽다는 평가가 주를 이뤄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라브4 PHEV의 국내 판매가격은 5,57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가성비와 저렴한 유지비, 효율성, 준중형 SUV의 공간활용성 등을 복합적으로 따져본다면 수요는 존재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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