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한 551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은 2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선이 접안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수출이 6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 부진이 이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 3월 수출 13.6% 감소… 반도체 부진에 발목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한 551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산업부는 수출이 감소세를 보인 배경으로 글로벌 경기둔화와 반도체 업황 악화를 제시했다. 또 작년 3월 수출이 역대 최고실적(638억 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품목별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반도체 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3월 반도체 수출액 8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5% 급감했다. 

반도체 수출은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D램·낸드 등 메모리반도체 제품 가격이 수요 약세 등 영향으로 크게 하락한 것이 수출 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3월 감소폭이 두드러졌던 데는 기저효과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반도체 수출액(131억2,000만 달러)는 역대 월 기준 반도체 최고 수출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산업부는 반도체 업황이 단기간에 급격히 개선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3분기부터 수요가 공급을 상회하며 업황이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도 보냈다.

이 외에 지난달엔 디스플레이(41.6%↓) 등 IT품목, 석유화학(25.1%↓)· 철강(10.7%↓) 등 중간재 품목 수출도 글로벌 수요 둔화 영향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산업부 측은 디스플레이 수출 부진에 대해 “국내생산이 축소되고 있는 LCD에 더해, 가전·모바일 등 전방산업 수요 약화로 OLED 수출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들 주요 품목을 포함해 15대 주요 품목 중 13개 품목의 수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증가세를 보인 품목은 자동차(64.2%↑)·이차전지(+1.0↑) 등 2개 품목에 그쳤다. 글로벌 수요 둔화 여파가 수출 주요 품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 중국 대상 수출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나라별로 보면 중국(33.4%↓), 아세안(21.0%↓) 등에 대한 수출이 크게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자동차 수출 급증의 영향을 크게 받은 미국(1.6%↑), 중동(21.6%↑) 등에 대한 수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3월 국내 수입은 597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4% 감소했다. 원유(6.1%↓)·가스(25.0%↓) 등 에너지(11.1%↓) 수입이 줄어듦에 따라 감소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무역수지는 46억2,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무역적자가 13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외환위기 시절 이후 25년 만이다. 

올해 1~3월 무역수지 적자 누적치는 225억8,000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년 전체 무역수지 적자(477억8,000만달러)의 절반에 달한다.  

산업부 측은 무역적자가 지난 1월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역적자 개선을 위해서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와 함께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을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산업부 측은 “수출회복을 위해 상반기에 수출지원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기업화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한일 협력 분위기가 수출확대로 이어지도록 유망품목 발굴 등 지원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교역 확대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수출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기 위해선 최대 교역국인 중국 대상 수출 실적 회복이 절실할 전망이다. 중국은 최대 수출 국가 중 한 곳이자, 국내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다. 대중국 수출은 전월 동월 대비 기준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엔 최근 10개월 기간 중 최대 수출 감소폭(33.4%)을 보여 우려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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