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 대통령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 대통령실-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핵심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를 계속해 눈길을 끌고 있다.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은 보수층과 영남권을 의미한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공식 행보가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주 69시간 근무 논란’과 방일 외교 등으로 흔들린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를 찾았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를 하고,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시구에 대해 “내수 활성화, 스포츠 산업 육성, 국민 여가 활성화, 소통 차원에서 기획된 행사”라고 설명했다. 

세간의 관심은 윤 대통령의 잦은 대구행에 쏠렸다. 취임 후 윤 대통령 부부의 서문시장 방문은 3번째다. 정치 참여 선언 이후 대선 과정까지 합치면 5번째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서 “왜 정치를 시작했고 누구를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가슴 벅차게 느낀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경남 통영에서 열린 수산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후 전남 순천으로 이동했다. 수산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현직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이틀 연속 영남권을 방문한 셈이다. 호남권 방문은 지난 2월 1일(전북 전주)과 3월 31일(전남 순천) 단 두 번뿐이었다.  

한국갤럽이 3일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에 따르면, 긍정평가가 36.7%였고 부정평가는 61.6%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이 3일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에 따르면, 긍정평가가 36.7%였고 부정평가는 61.6%로 조사됐다.

◇ “달콤한 늪‘ 비판도

이러다보니 ‘지지층만 챙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3일 열린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2일) 기자들에게 “지난해에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했고, 같은 행사에 매년 가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문시장을 여러 차례 방문한 상황에서 이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야권은 한목소리로 정부를 비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정부 출범 후 첫 추념식인 오늘, 정작 대통령은 물론 여당의 대표, 주요 지도부 모두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내년엔 총선을 목전에 두고 표를 의식해서 얼굴을 비출 것”이라고 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3월, 4월이 해외순방 일정으로 바빠서 4·3 추념식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지난 주말 지지층 결집을 위한 영남 행보는 이어갔다”고 꼬집었다. 

여권 일각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과 김 대표 불참에 대해 “희생된 분들에 대한 추념에는 좌우가 없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던 신평 변호사는 전날 “윤석열정부는 (국민의) 10분의 3을 이루는 자기 지지층을 향한 구애에 치중한다. 그것은 달콤한 늪”이라고 지적했다. 

3일 리얼미터(미디어트리뷴 의뢰)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전주보다 0.7%p 높아진 36.7%였다. 3주 연속 이어지던 하락세가 멈췄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공개된 한국갤럽 지지율에서는 30%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방일 외교 및 강제동원 해법 등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혔다.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TK(대구·경북) 지역마저도 부정평가가 높았다.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고 총선을 1년여 남겨두고 윤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에 본격적으로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이날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보수층 여론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보수진영 내부에서는 제주 4·3사건을 두고 아직 ‘북한에 의한 폭동’이라는 주장이 나오는데, 윤 대통령이 두해 연속 참석하면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안 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지지층을 향한 윤 대통령의 행보는 ‘콘크리트 지지층’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전통적인 지지층 결집만 택할 경우 지지율이 점점 더 낮은 수치로 수렴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신평 변호사가 “(윤 대통령이) 그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한 한동훈, 원희룡 같은 스타 정치인을 수도권에서 내세운다 하더라도 큰 효험을 보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3월 5주차 주간동향
2023. 04. 03 리얼미터
데일리 오피니언 제536호(2023년 3월 5주)
2023. 03. 31 한국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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